[출판] 보이지 않는 대륙(The Invisible Continent)


■ 보이지 않는 대륙(The Invisible Continent)
(오마에 겐이치 지음/안진환 옮김)

이데올로기가 20세기 전반을 지배했다면, 21세기에는 부(富)와 자산(資産)이 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이나 기업, 국가는 어떻게 부를 축적할 것인가?

경영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일본 지사 전회장이자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58)가 펴낸 '보이지 않는 대륙(The Invisible Continent)'<청림출판 펴냄>은 이런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준다.

오마에는 이 책에서 21세기에는 '보이지 않는 대륙'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제시한다.

'보이지 않는 대륙'은 아시아 북미 유럽 아프리카와 같은 기존 구대륙과는 다른 차원으로, 실체는 없지만 이 신대륙에 도달하느냐 여부에 따라 부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그는 단정한다. 그리고 그 파장은 이미 수년전부터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대륙'을 4가지 차원으로 나눈다. 우선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등과 같은 전통적인 비즈니스와 정치활동 같은 기존의 구 경제의 성과물들을 '보이는 차원'으로 규정한다.

미국 일본 한국 등 기존의 국가나 기업간, 정부, 이익 집단간에 존재하던 모든 장벽과 차별이 무용화되는 '국경 없는 자원'이 또 하나다.

여기에 인터넷과 정보통신으로 대변되는 '사이버 차원'과 높은 수익을 따라 자본과 기술이 국경, 인종, 언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고수익 자원' 등으로 구분한다. 이 4개의 차원을 장악해야만 미래의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보이지 않는 대륙'의 실례로 저자는 일본 위기의 모순을 든다. 1990년대 초부터 각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 조차 '일본은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다'로 인식됐다. 디플레이션에 실업률은 높아졌고, 일본 은행들은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생존 불능급인 D나 F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포도주와 수입 생수 소비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했고, 해외여행객이 급증했으며 유명명품이 날개 돋힌듯 팔렸다.

불황 국가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저자는 그것을 일본이 미국의 닷컴 기업이나 여타 국제 펀드에 투자해 보이지 않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개념으로 볼 때 일본은 불황에 들어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신대륙' 개념에서 일본은 고수익을 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국가와 국경이 사라지는 미래에 강력한 부와 힘을 가지려면 보이지 않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플랫폼이란 시장을 지배하는 세계적인 표준을 말하는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이나 인터넷의 공식 언어인 영어 등과 같은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국제적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에 주목해야 한다. 1980년대까지 최대 채무국이던 미국이 세계 선도국으로 재부상 한데는 공용어가 된 영어, 국제 무역 결제 수단인 달러, 그리고 개방화된 자유무역시스템 같은 표준화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그는 진단한다.

또 미래는 공급자에 대한 통제나 협상이 아니라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대체되는 아비트리지가 진행될 것이며, 고객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입력시간 2001/02/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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