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원] "현대 프랑스를 만나게 될 것"


인터뷰/ 미셀 귀오 참사관

"프랑스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과학 및 기술대국입니다. 문화에 집착해온 한국인에게 이곳에서는 첨단 과학과 기술 등 현대 프랑스의 모든 것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남대문이 내려다 보이는 우리빌딩 13층 사무실에서 만난 프랑스 대사관 문화과의 미셸 귀오(56) 참사관은 "옛 프랑스 문화원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현대적인 프랑스의 모습을 첨단기기로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젊은이에게 꿈과 낭만을 심어준 그곳(사간동 옛 문화원)을 버리고 남대문쪽으로 이사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옛날 장소는 현대적인 프랑스를 보여주기엔 공간이 너무 비좁고 임대건물이라 각종 첨단기기를 마음대로 설치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엔 전자도서실을 갖춘 정보센타에 유학정보기관, 세미나 홀까지 운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옛 문화원의 명물이었던 프랑스 영화 상영과 미술전시회는 밖으로 내보냈다.

"한국에서는 이제 더이상 문화원이 문화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없을 만큼 훌륭한 전시 및 공연공간이 갖춰졌다"는 게 그 이유. 그렇다고 한국과 프랑스간 문화가교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영화는 물론 각종 전시ㆍ공연물까지 한국의 훌륭한 공연장에서 계속 소개할 계획이다.

그는 "장-클로드 갈로타 무용단과 카린 사포르타 무용단, 태양극단 등 유명 프랑스 공연단체의 내한공연을 지원하고 중국의 미술가 왕두의 한국 전시회와 '한국과 유럽의 젊은 비디오 아트 전시회'개최도 후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서울에 온 귀오 참사관은 짧은 기간에 한국의 전통문화에 빠진 케이스. 그러나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오기 전에는 한국이 동남아시아보다 훨씬 개방된 나라로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더욱 폐쇄된 국가였다"는 것이다. 그나마 한국 예술가들은 개방돼 있어 함께 일하기가 쉬웠다고 한다.

그는 중국-베트남-프랑스계의 혼혈인 부인과 함께 5년간 방콕에서 근무한 탓으로 아시아 문화가 그리 낯설지 않지만 "한국은 외국인이 살기에는 어려운 곳"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소르본느 대학에서 현대문학을 가르치다가 방향을 바꿔 교육방송 PD, 방송 컨설턴트, 대학교육국제협력관 등 다양한 이력을 거친 교육ㆍ문화전도사다.

그는 아직도 공사중인 18층 앵스티튀 프랑스 현장을 안내하면서 거듭 "프랑스에 관심이 있다면 프랑스어를 몰라도 문제가 없으니 많이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1/02/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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