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族] 퀴즈 프로그램의 원조격, 장학퀴즈

각 방송국의 퀴즈 프로그램 출연 지망자 중에는 더러 장학퀴즈 출신이 눈에 띈다. 출연을 하지 않았더라도 학창시절 장학퀴즈를 즐겨봤다는 사람은 대다수다. 말하자면 장학퀴즈가 퀴즈족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는 셈.

장학퀴즈의 역사를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장학퀴즈가 첫 방송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28년 전인 1973년 2월18일. 선경(지금의 SK)과 MBC의 합작품이었다.

월장원은 대학 1년 장학금, 기장원에게는 대학입학금 및 전학년 장학금이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상금은 공부 좀 한다하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출연을 생각해볼만 했다.

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도전해볼 만한 문제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 다툼, 거기에 애교심까지 더해져 한때는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인기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18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차인태 아나운서도 장학퀴즈의 인기 덕을 톡톡히 봤다.

장학퀴즈는 1997년 방송국만 EBS로 옮겼다. 하지만 제목과 협찬사가 같아 한국 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공인받았다.

그동안 MBC에서 방영된 장학퀴즈는 모두 1,162회, EBS에서도 지난해 11월 214회를 넘었다. 출연했던 고교생은 1년에 200여명으로 잡았을 때 5,500명이 넘는다. 그중에는 현재 유명인사가 된 사람들도 제법 있다.

신동준(1기 장원) 자민련 일산을 지구당위원장, 이명식(2기 장원) 성균관대 의대 교수, 영화감독 이규형(3기 장원), 강성곤 KBS 아나운서실 차장(10기 장원), 임무영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13기 장원), SBS 한수진 앵커(1987년 주장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1981년 월장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수람회'라는 모임도 전출연자를 회원으로 받으면서 자체 퀴즈대회를 여는 등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 중이다.

요즘 하는 장학퀴즈는 기본 포맷은 예전과 같지만 단계별로 최저점을 받은 학생이 탈락하게 되는 '서바이벌 제도', 노트북 컴퓨터를 걸고 난이도가 가장 높은 문제들만 출제되는 '공포의 13' 등 요즘 학생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코너들로 짜여져 있다.

장학퀴즈 외에도 50문제를 다 풀면 골든 벨을 울리게 되는 KBS2 '도전! 골든벨'도 요즘 평균 15%의 시청률을 올릴 만큼 인기가 높다. '도전! 골든벨'은 장학퀴즈와는 달리 학교 단위로 출전하고 중하위권 학생도 참여할 수 있다. 이제까지 7,100명의 학생이 참여, 모두 18명이 골든벨을 울렸다.

지금 장학퀴즈나 '도전! 골든벨'에 출연하고 있는 고등학생 역시 잠재적인 미래의 퀴즈족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13 20:17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