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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의 외국인] "세계적 대도시에 아랍식당이 있어야죠"

[서울 속의 외국인] "세계적 대도시에 아랍식당이 있어야죠"

국내 유일의 야랍식당
'알리바바 레스토랑'

서울 용산구 이태원과 한남동 경계에 있는 언덕 위에 우뚝 솟은 이슬람 성원 정문 앞에는 '알리바바 레스토랑'(Alibaba Restaurant)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식당이 있다.

이곳은 국내에서는 단 하나뿐인 아랍 음식 전문식당이다.

주인은 이집트 출신인 칼리드 알리(33)씨. 알리씨는 1994년 이집트 대사관에 통역과 컴퓨터 업무를 맡아 한국에 왔다가 반해 아예 한국에 정착했다.

"88올림픽 때 처음 한국, 특히 서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와서는 생소한 언어와 문화 환경 때문에 고생도 했지만 이제 한국은 제2의 조국이 됐습니다."

이집트 카이로대 경제학과를 나온 엘리트인 알리씨가 식당을 차리게 된 것은 세계적인 대도시인 서울에 유독 아랍인을 위한 식당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지난해 12월 한국인 아내 장선정(27)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알리씨는 돈도 벌고, 아랍 음식도 알릴 겸 해서 보증금 1,000만원과 월세 50만원에 이 식당을 인수했다. 처음 해보는 사업이지만 그에게 식당 일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토요일이면 문전성시

"이곳 이슬람 성원 주변은 한국에서 아랍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저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음식점은 있는데 왜 아랍 음식점은 없을까'라고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지난해 말 대사관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아랍 식당을 차리겠다고 마음먹었지요. 다행히 대학시절 여름방학 때 호텔 식당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주저하지 않고 시작했습니다."

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애피타이저인 홈무스와 펠라펠(이상 2,000원), 그리고 메인 음식인 케밥(4,000원)과 알리바바 치킨(5,000원)이다. 음식 재료는 대부분 한국에서 조달한다.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소스는 양념을 배합해 알리씨가 직접 만든다.

하지만 아직 전문가 수준은 못돼 간혹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이집트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원격지도를 받는다.

가게가 차츰 알려지면서 손님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이슬람 예배가 있는 토요일이면 몰려드는 손님들로 2평 남짓한 가게 안은 물론 문 앞까지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아랍 사람들은 주로 밤에 음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어 오후 9시 이후가 가장 바쁜 시간이다. 손님은 이집트 쿠웨이트 튀니지 모로코 레바논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등 주로 아랍권 사람이다.

"아직 돈은 벌지못하고 간신히 수지만 맞출 정도지만 다음달부터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인근에 배달도 할 계획"이라는 알리씨는 "자금이 모아지면 빠른 시일 내에 이태원 대로변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부심 대단, 한국의 세계화에도 기여

알리씨의 아랍 음식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세계적인 대도시인 서울에서 유일한 아랍 식당을 차려 한국의 세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지난 주에는 이 식당 소식을 전해 들은 동남보건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찾아와 알리씨로부터 아랍 음식 제조 비법을 전수해가기도 했다.

"저는 한국 음식을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아내가 해주는 오징어 덮밥과 순두부는 가장 즐기는 음식입니다. 한국은 고추장을 주로 쓰지만 아랍 음식은 토마토 소스를 많이 사용합니다. 아직 한국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앞으로 아랍 음식이 알려지면 한국 사람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알리씨의 계획은 원대하다. "저는 한국에서 아랍 식당을 맥도널드처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대시켜나갈 생각입니다. 수천명의 아랍계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에서 이처럼 뜻있고 수익성있는 사업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그는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2/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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