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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정치권 새판짜기 움트나?

[정치풍향계] 정치권 새판짜기 움트나?

이번 주는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는 정치 이벤트로 문을 열었다. 월요일인 2월26일에는 남북이 3차 이산가족방문단을 교환했다.

1, 2차에 비해 뉴스가치나 국민적 감동이 줄었으나 조정기를 맞고 있는 남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풀려나갈지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은 분명하다.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교환방문에 임하는 북한의 성의와 자세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시기 등을 읽어내려고 부심하고 있다.

26일에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1박2일로 스케줄을 잡았다가 하루 앞당겨 방한, 일정을 하루 늘렸다. 이번 한ㆍ러 정상회담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주변정세에 갖는 의미가 지대하다.

김대중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경제협력과 러시아제 군사장비 구매 등 현안은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 부시 행정부 출범에 따른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 등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3월6일 미국을 방문하는 김 대통령은 한ㆍ러 정상회담의 결과를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이회창 이례적인 만남, JP행보에 정가 주목

푸틴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만난 것도 눈에 띄는 이벤트. 외국을 방문하는 정상은 그 나라의 야당총재와 만나는 일이 드물다. 상대국 정부에 대한 결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국 정부의 양해가 없으면 야당총재와의 면담은 어렵다. 정가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이 총재의 만남이 성사된 데에는 이 총재에 대한 김 대통령의 배려가 작용했다고 보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개선이 모색되지 않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3ㆍ1절 휴일인 3월 1일 저녁에는 김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 3주년을 기념한 '국민과의 대화'를 갖는다.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 중단했던 행사를 2년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되는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민의 정부 3년을 회고하고 남은 임기 2년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취임 초에 비하면 현재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김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돌아서 있는 민심을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어 3월2일에는 DJP회동이 예정돼 있다. 지난 1월8일 두 사람이 공조복원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한달에 한번씩 회동을 갖기로 했던 것인데 2달만에 만나는 것이다. 정가에는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이 추진중인 3당 정책연합이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이번 두 사람의 회동결과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3당연합의 핵심고리는 자민련과 민국당의 내각참여다. DJ와 JP가 이번 회동에서 정치인 입각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개각의 시기와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통령이 한ㆍ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설과 4월초로 넘어갈 것이라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

JP는 지난 주 세종문화회관에서 서도전을 열고 있는 YS를 방문, 15분간의 단독 만남을 가진데 이어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해 두 사람의 정식 회동도 정가의 관심사다.

JP는 여야와 진보, 보수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인사들을 접촉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킹메이커를 염두에 벌이고 있는 이같은 JP의 정치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잠들지 않는 의약분업 문제

여의도 정가는 의약분업 문제로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의약분업 갈등이 주사제를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약사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국회 보건복지위는 주사제를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그러자 여야 지도부는 약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자유투표(크로스보팅)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론투표가 의사단체나 약사단체로부터 집단적 반발을 초래할 것을 우려한 탓이다.

그러나 여야의 자유투표 방침이 알려지자 즉각 "공당이 이익집단의 눈치를 보고 책임을 방기한다"는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자유투표 방침을 철회하고 당론투표쪽으로 다시 가닥을 잡았으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여야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주사제 제외 반대가 당론이고 한나라당은 주사제 제외 쪽으로 당론을 모아가고 있다. 어느 쪽도 국회의석 과반이 안되 결국 자민련과 군소정당 및 무소속 표가 캐스팅 보트를 쥔 형국이지만 일단 주사제 제외쪽이 유리하다는 분석들이다.

이에 따라 약사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여야 정치권은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당분간 미룰 개연성이 높아보인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1/02/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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