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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직 맡아 지지도 올리고…"

"장관직 맡아 지지도 올리고…"

김근태 입간 승부수, 대권행보 본격 시동

대권을 향한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의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2월21일 원조보수격인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회동을 하고 22일에는 전주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대권 도전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24일까지 호남권을 누비며 '김근태 알기리'에 주력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속도내기는 표면적인 행사에 불과하다. 자신의 정치운명을 좌우할 승부수를 던져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승부수는 입각이다. '장관직을 맡아 국민의 테스트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의 입각요청은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다. 절박한 현실인식과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그는 최근 여권 핵심부에 정식으로 입각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달라"

김 최고위원 캠프에선 그의 입각에 대해 공정한 게임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중권 대표가 원외이지만 전격적으로 당 대표를 맡아 사실상의 대권행보를 하고 있고, 정치적 경쟁자이자 협력자인 노무현씨 역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아 주가를 높이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나에게도 공정하게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가 입각을 승부수로 삼고 있는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도는 아직 바닥권을 벋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인 계층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일반 국민에게 '김근태'라는 이름은 그리 낯익은 것이 아니다.

대권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까지는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 김근태 캠프에선 상반기까지 '누가 대통령 감이냐'를 물었을 때 나오는 단순지지도를 3~4% 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대권경쟁은 물 건너간 것이라는 절박한 인식이 깔려있다. 한 측근은 "작은 수치이지만 엄청난 의미가 담긴 큰 수치"라고 설명했다.

3~4%라는 수치는 1997년 신한국당의 대권경쟁 때 이인제 최고위원이 탈당선언을 하기 직전의 지지도라는 것. 3~4%의 확고한 지지층만 확보된다면 이인제 최고위원이 지난 대선에서 보여주었듯 이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할 명분과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팝콘론'을 자주 이야기한다. 여문 강냉이가 일순간 폭발을 일으켜 달콤한 팝콘이 되듯 자신도 대중 속에서 폭발할 기회가 올 것이라는 논리다.

김 최고위원이 이런 질적 도약의 발판으로 입각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측근들은 또 김 최고위원에게 노무현 장관을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마디로 '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도 "필요하다면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조직 등 다각도 준비작업 진행

김근태 캠프에선 차기 대선의 베이스 캠프가 될 '한반도 재단'의 출범을 4월 초로 잡고 있다. 계보모임을 만드는 것은 스타일상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정책연구소 형태의 대권팀을 꾸리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주요 도시마다 지부를 두는 전국 조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치밀한 스케쥴에 따라 대권 도전을 위한 다각도의 준비작업이 진행중인 것이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눈부신 행보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우선 입각 가능성부터 따져보아야 한다. 여권 내에선 이번 입각의 포인트를 내년 지방선거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당에서 입각을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내세울 사람을 발탁해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자민련과 민국당간의 3당 정책연합이 실현될 경우 자민련 뿐 아니라 민국당까지 배려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몫은 극히 적어질 수밖에 없다.

김 최고위원이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이후 부쩍 제 목소리를 내며 홀로서기를 시도해왔는데도 성과가 미미한 것을 고려하면 그가 대중성을 얻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는 시각도 있다. 이것이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많은 김 최고위원의 대권 승부수가 과연 효험을 볼지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태희 정치부 기자 taeheelee@hk.co.kr

입력시간 2001/02/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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