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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의 토종 Vs 외국계 치열한 맞대결

IT업계의 토종 Vs 외국계 치열한 맞대결

"돈이 있고 기술에서 앞서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국내 시장은 국내 기업이 잘 안다. 돈과 기술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외국계 기업와 토종 기업이 맞붙을 때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어느 업종이든 경쟁이 시작되면 외국계 기업은 거대자본과 선진기술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토종 기업은 국내 사정에 '빠꾸미'라는 점을 앞세워 수성을 장담한다.

정보통신(IT) 업계도 그랬다. 국내의 IT시장은 1999년 말부터 세계가 놀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듬해 초부터 외국계 업체가 하나둘씩 한반도 상륙을 시작했다. 외국계 업체와 토종 업체가 맞대결을 펼친지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승부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있을까.

전문가들은 승부가 아직 가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IT산업은 기술발전이 워낙 빠르고 시장상황이 유동적이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것. 현재 시장을 선점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가 내년에도 정상에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업종별로 서서히 윤곽, 컴퓨터 등은 예측 불허

하지만 업종별로 어느 정도의 윤곽은 드러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을 크게 분류하면 기반 시설, 서비스 제공, 지원 시설의 3가지로 분류된다.

기반 시설에는 컴퓨터를 비롯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장비 및 단말기 제조가 있고 서비스 제공으론 포털, 전자상거래, ASP(응용서비스 제공)가 꼽히며 지원 시설로는 IDC, 보안, 솔루션 등이 있다.

외국계가 선전하고 있는 분야는 포털, 컨설팅 등이며, 외국계가 맥을 못추거나 토종 업체가 우세한 곳은 웹에이전시, 전자상거래 솔루션, 게임, 교육, 웹오피스 등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은 컴퓨터, 리눅스, IDC 등이다.

외국계가 선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인터넷의 관문에 해당하는 포털이다.

야후코리아, 다음커뮤니케이션, 라이코스코리아가 '빅3'로 인정받고 있는데 미국에 본사가 있는 야후코리아와 라이코스코리아 2곳이 외국계로 네티즌의 인기를 얻고 있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토종 업체로 외롭게 버티고 있다.

빌 게이츠가 회장으로 있는 미국계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가 빠르고 편리한 메신저 서비스를 내세워 이용자층을 넓히고 있어 포털 시장이 외국계 일색이 되지 않겠느냐고 성급하게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토종세가 강한 곳으로는 웹에이전시가 있다. 웹사이트 기획, 제작부터 솔루션 제공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웹에이전시는 기업들이 인터넷으로 진출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다.

홍익인터넷, 클릭, 클라우드나인 등이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메이저로 성장한 토종 업체로 버티고 있다.

여기에 주로 미국계인 레이저피시, 마치피스트, 사피언트, 레드 스카이 등이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해 토종 메이저와 한판 승부가 예고됐다. 그런데 상당수 외국계 업체의 본사가 주가폭락 등으로 경영난에 빠짐으로써 국내 활동이 주춤해졌다.

또한 웹에이전시 업계에는 계약, 수주과정에서 전근대적인 관행이 남아있어 외국계의 진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가격으로 차별화, 품질개선 효과도

토종과 외국계의 맞대결이 불꽃을 튀기고 있는 곳은 컴퓨터 시장. 토종 기업 삼보와 삼성이 과반수를 점했다가 외국계의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를 본사로 둔 미국계 컴팩코리아가 현대멀티캡과 손잡고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고 LG-IBM이 새 브랜드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토종 기업과 대결하고 있다. 삼성과 삼보가 고가 제품에 치중한다면 외국계는 저가형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

웹사이트 운영업체들이 서버를 맡겨두는 IDC(인터넷 데이터센터)도 외국계와 토종간의 경쟁이 한창이다. IDC는 데이콤의 KIDC가 국내 최초여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다가 잦은 해킹, 정전사고로 고객 업체의 불만을 사왔다.

그러자 미국계인 한국PSI넷, GNG네크웍스, 일본에서 투자받은 프리즘커뮤니케이션 등이 선진 서비스를 내세워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들 외국계는 세계 전역에 구축돼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각국을 연계하는 비즈니스를 추구하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압도적으로 초과상태이다보니 외국계이건 토종이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이 든든해 버티는 쪽이 이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매출 10조원대의 거대 기업 한국통신이 유리하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와 토종의 대결하면 품질개선 효과가 있어 소비자로선 나쁠 것이 없다. 그동안 베짱이식 마케팅을 해온 국내 업체들의 영업방식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 업계에선 소비자의 평가는 냉정하다며 서비스와 가격에 의해 승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민주 인터넷부 기자 mjlee@hk.co.kr

입력시간 2001/02/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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