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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언론의 불신을 먹고 큰다

제도권 언론의 불신을 먹고 큰다

인터넷 신문 '오마이 뉴스' 창간 1주년, '모든 시민은 기자'

질문 1, 미국에서 유명한 인터넷 신문은?

질문 2, 한국에서 유명한 인터넷 신문은?

인터넷을 이용한 새 미디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네티즌이라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드러지리포트(www.drudgereport.com)와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를 들 것이다.

드러지리포트는 빌 클린턴 전 미대통령의 백악관 섹스 스캔들을 폭로하는 대특종을 낚아 폭로 전문 인터넷신문으로 이미 자리를 굳혔고, 오마이뉴스도 특이한 이름과 함께 온라인 신문으로 우리 사회에 일정한 영역을 구축했다.


틀 깬 자유로운 글쓰기 실현

그렇다면 질문 하나 더. 두 인터넷 신문의 차이점은? 이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오마이뉴스가 네티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례가 있다.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아줌마'에서 주인공인 아줌마 오삼숙은 남편 장진구가 속한 교수사회의 비리를 세상에 폭로하겠다며 컴퓨터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다. 그 사이트가 바로 오마이뉴스다.

이처럼 오마이뉴스는 누구든지 자기 주변의 비리나 부조리를 폭로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수 있는 '모든 시민은 기자'임을 표방한 인터넷 신문이다.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제도권 언론이 다루지 않는, 그렇다고 그냥 넘길 수 없는 사안을 파고드는 '게릴라의 연대로 만드는 언론'이다. 2월22일로 창간 1주년을 맞은 오마이뉴스가 1주년 기념 심층취재로 '성추행이 있었던 사단사령부를 간다'(부제:장군과 여 중위의 진실게임)를 다룬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주년 기념르포로 빨치산 최후의 격전지였던 지리산(제목:나무가지 끝은 지금 봄맞이 전투중)을 택하고, '열린 인터뷰'의 대상으로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을 선정한 것은 오마이뉴스가 지향하는 편집 방향을 암시해주는 대목.

창간을 지휘한 오연호 대표이사의 인물됨과 함께 뭉뚱거리면 오마이뉴스는 진보성향의 언론이다.

오 대표는 이를 '열린 진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그들은 판에 박은 듯한 보수 언론의 권위를 깨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열악한 여건 불구 DJ회견으로 위상 올라

오마이뉴스는 2월19일 김대중 대통령과 회견을 가졌다. 창간기념 대통령 특별회견이다.

대통령과 단독회견을 할 수 있는 매체라면 그 영향력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 언론계 풍토로 보면 오마이뉴스도 온라인 미디어로 그 역할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도 회견때 "인터넷 세상이 됐어"라는 말로 실체를 인정했다고 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사이트를 지탱하는, 소위 시민기자는 9,100여명(2월23일 현재). 기자증도 없고 출입처도 없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크든 작든 언론계 안팎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의 여성비하 발언, 김성호 민주당 의원의 성스캔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대앞 농성, 386의원들의 5·18 술판사건 등을 심층보도해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이 늘 껄끄러워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창간 기념식에 참여한 이재정 의원(민주당)은 오마이뉴스의 성장을 한마디로 "놀랍다"고 표현했다. 이부영 의원(한나라당)은 "제도권 언론의 벽을 깨는 실험을 시도하는 오마이뉴스는 기존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먹고 성장해왔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오마이뉴스는 아직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미흡하다. 시민기자가 있다지만 취재 및 편집기자 16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에 불과한 단촐한 가족이다.

하루 클릭수가 17만~20만이면 열독률에서도 "아직은 아니올시다"의 수준. 최근에 사무실을 세종문화회관 뒤쪽 내수동 대우복합빌딩으로 옮겼으나 공간이 비좁기는 마찬가지다.

취재장비도 부족하고 근무환경도 열악하다. 창간 때부터 참여한 한 취재기자는 월급에 대해 묻자 "먹고 교통비 쓸 만큼"이라며 웃어넘겼다.

오마이뉴스 역시 닷컴(.com)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 대표이사는 "10억원의 종자돈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수익은 광고가 70%, 나머지 30%는 문화사업이나 컨텐츠 판매 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중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내부사정을 잘 아는 다른 사람은 "월 적자가 400만원대에 이르는데 아직도 수익모델이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오마이뉴스에 대한 대접이 사회 전반에서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점. 사회문화쪽을 담당하는 배을선 기자는 "처음에는 '오마이뉴스가 뭐냐'는 사람이 많았으나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폭로 저널리즘에 빠질 위험성도

사내 분위기도 여전히 살아있다. 오 대표이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직원이 대학이나 사회에서 시민운동 혹은 노동운동을 통한 동지애로 뭉쳐있어 연대감이 끈끈하다.

그 연대감은 창간기념 행사에서도 찾아온 노동운동 선후배간에 유감없이 발휘됐으나 언론매체의 생명인 정확성과 공정성보다는 진보편향적으로 흐르지 않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제도권 언론의 틈새를 공략하다 보니 폭로 저널리즘에 빠질 위험도 없지 않다. 한 396세대 의원은 "오마이뉴스가 온라인 신문이라는 영역을 구축한 것은 인정하지만 기사의 정확성과 공정성, 책임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 자칫하면 폭로 저널리즘만 내세운 상업주의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1/02/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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