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최민수와 폴 뉴먼의 카리스마 대결?

■ 뮤지컬 스팅

영화 배우 최민수가 15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다. "배우로서 새로운 이미지도 선보이고 재충전의 기회도 삼을 겸 뮤지컬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드라마 출연도 삼가고 영화에만 전념했던 최민수가 선택한 작품은 GM 뮤지컬 컴퍼니의 창립 작품인 '스팅'. 1973년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다.

1930년대 중반 시카고 뒷골목에서 활동하던 사기꾼들간의 물고 물리는 머리싸움을 코믹 터치로 그린 것으로 빠른 극 전개와 막판의 대반전으로 할리우드 명작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 또 1930년대 당시 미국을 휩쓸던 스윙 풍의 주제곡 '엔터테이너'는 아직도 많은 영화팬이 즐겨찾는 곡이다.

최민수가 맡은 역은 영화에서 폴 뉴먼이 맡았던 곤도르프. 담대하고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최민수는 '헨리의 회한'이라는 솔로 곡을 비롯, 모두 5곡의 노래를 부른다.

최민수와 호흡을 맞출 후커 역으로는 역시 '위험한 사랑', '맨발로 뛰어라'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박용우가 낙점되었다. 두목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재기발랄한 청년 역이다.

또 로버트 쇼가 분했던, 돈에 혈안이 된 악역 로니건은 영화배우 겸 탤런트 독고영재가 맡았다. 독고영재는 합창을 제외하면 솔로로만 3곡을 부를 예정. 이밖에 우영하 임선애 박은숙 등 뮤지컬 배우와 영화 '쉬리'에서 이방희로 나왔던 박은숙 등 40여명이 함께 출연한다.

스팅의 극본은 허정과 정가람 두 사람이 공동작업했고 김효경 서울예대 교수가 연출했다.

음악은 석성주, 안무는 서병구. "절묘한 반전과 복합적 장르가 결합된 치밀한 구성을 바탕으로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음악적 요소를 증폭시켰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다만 영화에서는 소홀히 되었던 여성 캐릭터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 차이점.

또 무대 바닥에 철로를 깔아 실물 크기의 기차가 무대를 관통하는 등의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스윙재즈 랩 발라드 홍키통키 등 다양한 음악이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한다.

춤은 마임 위주의 동작을 기본으로 하되 코러스 장면에서는 라스베이거스 쇼 같은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작진은 요즘 유행하는 여성 취향의 멜로 뮤지컬과는 달라 남성 관객도 충분히 즐길 만한 작품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3월7일부터 11일까지 오후 4시/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2237-6670

[음악회]



ㆍ갈리나 고르차코바 독창회

러시아 키로프 오페라단의 프리마돈나 출신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가 4년만에 다시 내한한다.

풍부한 성량과 격정적인 연기력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 그는 '불의 전차', '나비부인', '이고르공', '토스카' 등으로 명성을 쌓았고 몇년전 영화 '안나 카레리나'의 음악으로도 국내 팬을 만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와 차이코프스키의 '예브게니 오네긴' 등 오페라 아리아와 러시아 민요들을 부른다. 3월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598-8277

[영화]



ㆍ쥬바쿠

1997년 실제로 일어났던 대형 금융 스캔들을 그린 일본 영화. 은행 간부와 주주들간의 부정대출 음모에 맞서는 4명의 샐러리맨에 관한 이야기다.

'일본의 존 그리샴'으로 불리는 다가스키 료 원작, '쉘 위 댄스'의 야큐쇼 코지와 '라쇼몽'의 전설적 배우 나카다이 다쓰야 주연 등 초호화 제작진이다. 감독은 경력 22년의 하라다 마사토.

제목인 쥬바쿠(呪縛)는 초자연적인 힘에 사로잡히다라는 뜻으로 영화에서는 개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사회적 부정비리에 연루되는 것을 말한다. 3월3일 개봉.


ㆍ하나코

일본판 '여고괴담'. 미도리다이 중학교 신입생들은 입학하자마자 화장실에 하나코라는 귀신이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11년전 실종된 언니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 사토미는 학교안 사당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후 학교 화장실에서 학생과 교사가 거울 속에 나타난 여자 아이를 보고 기절하는 일이 잇따르고 신기가 있는 마미야는 주문으로 하나코를 불러내는데.. '링'의 시나리오를 썼던 다카하시 히로시 극본. 3월3일 개봉.

[무용]



ㆍ유랑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이 1999년 초연작 유랑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구한말 고향을 등지고 소련 연해주에 정착한 한국인들이 1930년대 다시 중앙 아시아로 강제이주되는 수난의 역사를 소재로 땅의 의미와 땅을 지키려는 사람의 노력을 현대무용으로 형상화했다.

박명숙 경희대 교수가 안무와 예술총감독을 맡고 최성옥 김선영 장애숙 송미경 등과 함께 무대에도 오른다. 2001년 문화예술진흥원 우수 레퍼토리 선정작. 3월4일 오후3시/7시 문예회관 대극장. (02)3143-2561

[콘서트]



ㆍ디아블로

4인조 언더그라운드 밴드 디아블로가 첫 단독 공연을 연다. 공연 제목은 '2001 디아블로의 반란'. 언더 생활 7년만인 지난해 여름 첫 음반을 낸 그룹이 2,000석 규모의 중급 공연장에서 첫 콘서트를 연다는 것이 주류 공연에 대한 반란이자 도전을 의미한다고.

윤도현 밴드와 서태지 투어에 게스트로 함께 참여했던 코어 매거진, 노마크 등이 찬조출연한다. 3월1일 오후 6시 을지로 트라이포트 홀. (02)557-2970

[전시회]



ㆍ원경환:흙의 인상

중견 도예작가 원경환의 개인전. 점토로 하는 작업에 집중해온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1990년 이후 만든 흙과 불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도예로부터 설치에 이르는 다양한 모습이다.

'흙의 인상', '대지의 내부', '토생금'과 '목극토' 연작 등을 통해 흙으로 무언가는 만들어내기보다는 흙이 갖는 본래의 성질을 표현하는데 노력해온 그의 예술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4월8일까지 로댕 갤러리. (02)2259- 7785


ㆍ 임흥순 개인전

'답십리 우성연립 지하 101호-가족에 관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임흥순의 개인전.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변두리의 공간을 중심으로 자신의 가족과 도시빈민의 일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다리미질하는 여인들', '이천 가는 길' 등 회화작품 외에 9년만에 임대 아파트로 이사하는 과정을 담은 '내 사랑 지하' 등 비디오 작품, 사진과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작업이 선보인다. 3월6일까지 관훈동 대안공간 풀. (02)735-4805

[비디오]



ㆍ선셋 스트립

1972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꿈과 성공, 사랑을 추구하는 6명의 젊은이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 국내 미개봉작이다.

패션 디자이너, 로커, 사진작가, 기타리스트, 작곡가, 매니저 등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의 얘기로 얽히고 설킨 애정관계가 중심 줄거리를 이룬다. 'LA 컨피덴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씬 레드 라인', '글래디에이터'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나온다. 3월 7일 출시 예정.


ㆍ샤프트

사무엘 잭슨과 바네사 윌리암스,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한 액션 물. 1971년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다. 대학생 월터가 무고한 흑인학생을 살해, 뉴욕 경찰청의 샤프트에 의해 체포된다.

보석 후 해외도피했다 다시 샤프트에게 붙잡힌 월터는 아버지의 재력으로 보석으로 풀려난 뒤 경찰을 매수, 샤프트의 옷을 벗긴다. 샤프트는 동료인 카르멘의 도움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긴 가죽옷을 입고 거리에서 총을 쏘는 잭슨의 연기가 볼만하다. 3월2일 출시 예정.


『 시사실 』


◆ 클럽 버터플라이

'스와핑(부부 맞교환 섹스)의, 스와핑에 의한, 스와핑을 위한 영화.' 이는 '클럽 버터플라이'로 데뷔한 김재수 감독의 연출의 변이다.

신인 배우 김영호와 패션모델 출신 아니타(본명 김선영)가 주연한 이 영화는 30대 부부의 성적 권태와 그 대안으로서의 스와핑을 제시한다. 윤동환과 역시 신인인 김현희가 스와핑 클럽 회원인 친구 부부로 나온다.

인터넷 상에 실재하는 스와핑 클럽을 토대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스와핑이라는 소재는 리안 감독의 '아이스 스톰'을 통해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국산 영화로는 처음. 정서적으로도 그렇고 '공사'(정사신을 찍을 때 배우들이 갖추는 보호장치)도 하지 않은 채 찍었다는 섹스 장면도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이다.

또 스탠리 큐브릭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샷'을 떠올리게 하는 비밀결사 형식의 클럽을 등장시킨 것도 충분히 화제가 될 만 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무엇보다 영화의 기본인 이야기와 김영호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가 수준 이하다. 특히 돌발적인 사건의 나열에 가까운 시나리오는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대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

역시, 소재 선정주의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야한 장면만 보면 된다는 관객이라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스와핑 클럽 부분은 실상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대개의 섹스 영화가 그렇듯,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격이다. 3월3일 개봉.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28 14:30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