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 인천국제공항의 문제점...

2001년은 한국방문의 해다. 새 관문인 인천국제공항도 곧 문을 열 예정이어서 한국방문의 구호가 자연스레 빛을 발할 것 같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의 개항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불안해하는 사람이 늘고있다. 비즈니스맨과 외국인은 물론, 잘해야 1년에 한두번 공항을 이용하는 보통사람도 걱정이 태산같다.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론은 공항을 옮기기에는 준비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다.

강서구에 사는 주부 김모씨. "공항으로 손님을 마중가는데 드는 비용이 5만원이라니 사람잡는 공항"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비즈니스맨들은 비행기를 놓치지나 않을까 우려한다.

도심에서 공항으로 가는 접근로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하나뿐이어서 겨울철에 결빙되거나 교통사고라도 나면 비행기를 놓칠 수 밖에 없다.

또 영종대교는 바람이 초속 25m(태풍급) 이상이면 차량통행마저 금지된다.

007가방 하나 들고 세계를 누비는 비즈니스맨에게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은 역시 지하철이나 철도다. 그래서 도쿄 파리 뉴욕 등 주요 국제공항에는 거의 예외없이 지하철이나 철도로 연결돼 있다. 한국을 자주 찾는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한 미국인은 "김포국제공항까지 지하철이 연결되면서 서울도 이제는 열린 하늘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철로로 연결되지 않는 공항은 '죽은 공항'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역으로 연결되는 철도는 2007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도 6년 남았다. 담당자는 "모든 것은 8~10년전에 이뤄진 결정"이라며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우길지 모른다. 정말 무책임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라 할만하다.

그래도 개항 테이프 커팅에는 지체높은(?) 양반들이 서로 참석하려 할 것이다. 그 명단이라도 적어두었다가 반드시 생기고야말 '공항대란'이 터졌을 때 문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1/03/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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