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칼 돌풍] 제니칼, 사이버 약국에서 거래 횡행

제니칼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할 수 있는 의약품. 온라인 판매도 물론 안된다.

하지만 '제니칼=마법의 약'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약이 필요한 비만환자보다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뚱뚱하지 않은 사람, 즉 비만 강박증 환자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등에 업고 전문약인 제니칼을 마구잡이로 판매하는 인터넷 약국이 등장,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는 뉴질랜드 해밀턴으로 주소가 되어 있는 사이버 김약국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등록된 코리아타운. 한글로 된 설명과 함께 제니칼, 비아그라, 프로페시아 등 전문 의약품을 처방전없이 버젓이 주문을 받고 있다.

온라인 질문지를 의사가 검토하고 약사의 확인을 거쳐 약을 판매한다고는 하지만 대면 상담이 아니기 때문에 BMI지수나 자신이 신체상태를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또 국내 세관에서는 개인의 소규모 약 수하물까지 일일이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약을 구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비용은 84정짜리 1병이 89 달러 (11만3,000원)로 시중에서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문약인 제니칼을 마음대로 복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의 특성상 제니칼이 아닌 것을 살빼는 약이라고 속여 팔아도 확인할 길이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얼마전 외교통상부를 통해 해당 국가에 사이트 폐쇄를 요구했고 해당 사이트의 웹 마스터에게도 직접 메일을 보냈으나 아직 사이트들은 운영되고 있다.

식약청 의약품 관리과 김인기씨는 "한 사이트에서는 회신이 와 구체적인 절차를 협의중이다. 그러나 포르노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외국에 주소를 두고 있어 사이트 개설자를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3/07 11:08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