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칼 돌풍] 다이어트 약ㆍ식품, 모르고 먹으면 '탈'난다

제니칼 이외에도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약은 많다.

흔히 '살빼는 약' 또는 '비만해소 특효약'이라고 불리는 이 약들은 하나같이 '굶거나 운동할 필요가 없다', '한달 동안 7kg가 빠졌다', '미국 특허청의 공인을 받았다', '다시 살이 찌지 않는다'는 등 그럴듯한 문구와 함께 어떻게 해서든 살을 빼고 싶은 소비자를 유혹한다.


이뇨제·식욕억제가 대부분

하지만 이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의학적으로 인정받은 약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이뇨제나 식욕억제제 등을 다이어트 약이라고 속여 파는 것.

이뇨제는 잘 알려진 대로 장기복용하면 혈액장애, 전해질 이상, 혈중 요소 및 질소치의 상승, 발진, 구토, 시력감퇴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심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페닐프로파놀라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식욕억제제 또한 출혈성 뇌졸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뿐 장복하게 되면 내성이 생긴다.

설사 인가를 받은 약이라고 해도 다이어트 관련 제품에는 항상 부작용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만큼 약으로 비만을 치료하기란 현재의 의학 수준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펜펜, 폰데락스, 리덕스, 폰디민 등 널리 알려진 비만치료제들이 심장판막과 심장동맥, 뇌에 이상을 일으키거나 고혈압과 각종 폐질환을 유발시킨 사례가 이미 여러차례 보고되었다.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건 다이어트 식품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 역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다이어트 식품의 주성분은 대두, 섬유나 셀루로스. 이들이 피하의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대장 운동을 도와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복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한다.

1996년 한국 소비자보호원이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이어트용 식품을 복용한 소비자의 40.3%가 어지러움, 위장장애, 구토, 설사, 두통, 생리불순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또 응답자의 51%가 '체중감소 효과가 미미하다'고 대답했고 21.3%는 '아예 없다'고 대답했다. 반면 소보원이 조사한 바로는 시중 다이어트 식품의 광고는 91.7%가 허위ㆍ과장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합성이나 사진조작은 물론이다. 또 업체 중 상당수는 원가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가격에 제품을 판매, 폭리를 취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이와 함께 인체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우유나 물에 타먹으면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살을 뺄 수 있다는 식사 대용식도 장기간 복용하면 몸에 좋지 않다.

풀무원을 시작으로 서해식품, 남양 알로에, 광동제약, 조선무약 등 제법 이름있는 업체가 앞다투어 판매하고 있는 대용식은 400 이하의 극저 칼로리.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가 2,000~2,500Kal이므로 이들 제품만 계속 먹다가는 몸을 망치기 십상이다.

에너지 섭취가 급격히 줄면 케톤, 요산 등 몸에 해로운 물질이 증가하고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현상이 일어나고 현기증, 변비, 설사, 전해질 불균형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빈혈 및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다시 정상 식사를 하면 이전보다 살이 더 찌는 것은 물론이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에서 수입한 '60-쎄컨 다이어트'에서 마약성분인 에페드린이 검출되어 식약청이 압류ㆍ판금조치를 내렸다.

실컷 먹고 운동하지 않고도 살을 뺀다는 것, 그것도 몸에 아무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약이나 식품만으로 날씬해진다는 것은 소비자를 유혹하는 무수한 광고 문구와는 달리 여전히 불가능한 일임에 틀림없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3/07 11:11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