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젊은 춤꾼들의 싱싱한 몸짓언어

■ 제3회 댄스 2000 페스티벌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의 젊은 무용수들이 펼치는 '댄스 2000 페스티벌'이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참신하고 실력있는 무용수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보다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을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댄스 2000 페스티벌은 올해도 젊은 춤꾼의 작품을 선보인다. 모두 나름대로의 춤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학교에서, 무용단에서 구슬땀을 쏟는 이들이다.

3월9일부터 28일까지 홍대 앞 씨어터 제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참가자는 모두 21팀. 현대무용 12팀, 한국무용 8팀, 그리고 발레 1팀이다. 참가자들 중 좋은 평가를 받은 팀에게는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열릴 제13, 14회 한일 댄스 페스티벌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

참가자들이 주로 다루는 주제는 자아와 현대사회의 어두운 일면들. 모든 예술양식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중 현대무용인 '전진'(안무ㆍ출연 박신정)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청년의 의지를 담고있다.

또 권혜란의 '찾길 바래.', 김지영 안무의 '망망(亡亡), 갈 곳을 모른다', 김현진의 벗겨진.', 길현정의 'O의 공간', 박수진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등도 자아 혹은 자의식에 관한 것이다. 반면 현대사회의 가족해체를 표현한 조성희 연출, 김상나 안무의 '하나를 위한 넷? 아니면 넷을 위한 하나.', 김선정의 '미얄 할미의 정적'은 현대사회의 소외, 소통의 부재를 다룬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29호 태평무 전수자인 김선정은 봉산탈춤의 7대 마당으로 전해 내려온 전통 가면극을 무대화해 삼각관계로 인해 남편에게 맞아죽는 할머니에 관한 전통 이야기를 줄거리로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어 가는 현대의 노인과 연관짓는다.

또 이솝 우화인 '시골쥐 & 서울쥐'를 현대무용으로 풀어낸 임수정의 작품도 순수함을 잃어가는 현대인을 비판한다.

한편 현대무용이나 한국 무용에 비해 창작이 드문 발레에서는 유일하게 전 유니버설 발레단원이었던 이영주가 권은경, 김태경, 김은실, 정근영, 홍승연 등과 '마리아 뺨에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로 참가한다.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를 반주로 해서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죽음을 생각하는 한 여인과 그 앞에 나타난 마리아와의 이야기를 그린다. 안무자인 이영주는 "여기에 나오는 마리아는 반드시 종교적 의미에서 말하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그 누군가를 뜻한다"고 말한다.

댄스 2000 페스티벌의 또하나의 목적은 춤과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다른 공연에 비해 수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부족한 무용계의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공연을 기획한 플러스 아트에서는 하루 공연을 보고 그 티켓의 절단 부분을 가져오는 관람객에게는 행사기간 중 다른 공연 입장료의 50%를 할인해줄 예정이다.

"보다 많은 관객에게 좋은 무용예술을 부담없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02)3143-2561


[영화]



ㆍ올빼미의 성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암살을 둘러싼, 닌자들의 사랑과 복수를 그린 일본 시대극. 닌자(忍者)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프로 용병. 권력층과 계약을 맺고 비밀임무를 수행하기는 하지만 반체제적 성향이 강하고 자체 규범이 엄격하다.

이 영화는 그동안 각종 대중매체에서 희화화되었던 닌자를 사실적으로 그렸고 국민 영웅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극이지만 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다양한 볼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1958년 시바 료타로의 동명 소설을 시노다 마사히로가 감독했다. 3월10일 개봉.


ㆍ체리 폴스

'처녀들만 죽는다'는 자극적인 선전문구가 붙은 10대 공포영화. 하지만 실제 영화내용은 정반대다. 호주 출신 조프리 라이트는 '섹스한 여자는 죽는다'는 공포영화의 도식을 '섹스한 여자만 살아남는다'는 것으로 뒤집어 처녀성에 대한 기성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25년전 마을 청년들에 의한, 부두교 여신자의 집단 성폭행과 청년들이 후세에 낳은 딸들이 겪는 연쇄살인을 그린다. 제목인 체리 폴스(Cherry Falls)는 '처녀막을 잃어버리다'라는 뜻의 비어다. 브리트니 머피, 가브리엔 만, 제이 모어, 마이클 빈 주연. 3월10일 개봉.


ㆍ너스 베티

짝사랑에 관한 낭만적인 코미디. 미국 작은 도시의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베티는 날마다 보는 한 TV 드라마의 주인공을 사랑하게 된다. 지나친 짝사랑은 결국 가상의 현실을 만들게 되어 베티는 자신이 극중인물인 데이비드가 6년전 헤어진 애인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그가 사는 할리우드로 무작정 떠나는데..

'제리 맥과이어', '미 마이셀프 & 아이린' 등에서 순진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인물로 분했던 르네 젤위거가 모건 프리먼, 크리스 록 등과 함께 이번에도 전작들과 일맥상통하는 연기를 선보인다.

3월10일 개봉.


[음악회]



ㆍ7인조 타악그룹 발광

클래식 전공자들이 결성한 7인조 타악 그룹 발광의 연주회. 일상적인 소품을 두드려 리듬과 비트를 만들어 내는 스텀프나 국악에 뿌리를 둔 푸리, 공명의 두드림과 달리 이들의 소리는 클래식의 선율에 멤버 각자가 두드리는 타악기의 소리를 결합한다.

비발디의 '사계'중 '봄'과 멘케의 '발광의 만찬', 포드의 '두드림의 대화' 등과 자작곡인 '쓰레기통', '무대 정리', 그리고 영화 음악 모음곡을 들려준다. 3월15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열린극장. (02)743-6474


ㆍ 이주희

플룻 연주자 이주희가 '봄이 오는 소리'라는 제목으로 독주회를 연다.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 단원인 그는 '열린 음악회', '토요 객석', '문화가 산책' 등 TV 출연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제법 알려진 플루티스트. 반주는 심윤경(피아노)과 고현주(하프시코드)가 맡는다.

마랭 마레의 '라 폴리아', 라이네케의 소나타 '온딘', 에네스쿠의 '칸타빌레와 프레스토', 메시앙의 '검정 티티새', 버튼의 '소나티나'를 연주한다. 3월1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 (02)391-2822


ㆍ빅토리아 뮬로바

러시아 출신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의 내한공연. 1981년 시벨리우스 콩쿠르 1위 이래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그는 1994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뮬로바 챔버 앙상블을 설립, 세계 각국을 돌며 연주 투어를 하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은 얼마전 그가 발표한 재즈 및 팝과의 크로스 오버 음반 'Through the Looking Glass'의 홍보를 위한 것. 비틀즈의 'For Your Blue', 비지스의 'How Deep Is Your Love', 앨라니스 모리셋의 'All I Want' 등을 연주한다. 3월1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587-8277


[뮤지컬]



ㆍI Love Musical II-뮤지컬 시카고

1996년부터 지금까지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에서 5년째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중인 빅 히트 뮤지컬.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인기와 명성에 울고 웃는 두 여배우의 이야기를 재즈 선율에 실어낸 하이 코미디.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초연되었고 3개월 만에 앙콜 공연된다. 인순이 최정원 허준호 전수경 등 대부분의 캐스팅이 초연과 같고 김선경 김영주 송용태 등 새로운 얼굴이 일부 가세한다. 3월14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1588-7890


[연극]



ㆍ금이야 사랑해

1992년 주한미군 병사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 기지촌 여성 윤금이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10년 전에 죽은 금이를 다시 살려내 또다른 금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변영국 작ㆍ연출로 통일문제와 여성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두드러진다. 민윤재 이영선 박종일 손인찬 양남헌 김주완 신상미가 출연한다. 4월29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오늘ㆍ한강ㆍ마녀. (02)762-0810


[비디오]



ㆍ커밍아웃

동성애를 주제로 한 국내 미개봉 영화. 미국의 호머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세 시대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렸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극에 달했던 1950년대 동성애자로 오해를 받아 전역한 여성 해군과 1970년대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웠던 고등학교 교사, 그리고 공개적으로 동성 커플과 결혼식을 올리는 두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의 미미 로저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스티븐 웨버, '펄프 픽션'의 에릭 스톨츠 등 낯익은 얼굴이 나온다. 원제는 'Coming Ground'. 3월7일 출시 예정.


[모집]



ㆍ산울림 제30기 단원

소극장 산울림이 개관 16주년을 맞아 제30기 연구단원을 모집하고 있다. 연극 지망생이 현장교육을 통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연구단원의 모집 부문은 연기 연출 기획 조명 등이며 자필 이력서와 지원서를 제출하며 된다.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접수 마감은 3월17일 오후 6시. 3월18일 오전 10시 소극장 산울림에서 심사가 있다. 자세한 문의는 (02)334-5915


ㆍ 예술의 전당 디자인 아카데미

예술의 전당이 오는 4월 디자인 아카데미 개관을 앞두고 디자인 전문가 교육과정 지망생을 모집중이다. 3월31일까지. 모집분야는 무대 디자인, 편집 디자인, 웹 디자인 등 3개 분야이며 모두 1년(36주) 과정이다.

수강생들의 포트폴리오 제작과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열릴 평가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 모집인원은 6개반 80명, 수강료는 240만원(분납 가능)이다. 자격은 전문대졸 이상. (02)580-1562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3/07 17:20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