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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세상이 담겨진 미학적 진실

[문화마당] 세상이 담겨진 미학적 진실


■ 매그넘 사진대전

때로 한 장의 사진은 백마디 말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닌다고 한다. 특히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이나 삶의 순간을 포착, 기록한 사진들이 그렇다. 4월8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매그넘 사진 대전'은 바로 그런 보도 사진 전시회다.

매그넘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자유 보도 사진작가 집단. 2차 대전 직후인 1947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조지 로저, 데이비드 시무어 등 4명의 사진 작가가 설립했으며 현재는 세계 각국의 사진가 60여명이 소속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954년 'The Family of Man (인간가족전)'과 1993년 'In Our Time(매그넘 20세기 지구촌)'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려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인으로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매그넘 회원은 없다.

매그넘 회원 50명이 모두 451점을 출품한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Our Turning World (변화하는 세계)'. 매순간 변화하는 세계와 역사, 인간에 관한 진실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이는 매그넘이 단지 사실 만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색가로서의 사진 작가가 보는 사람에게 진한 감상을 전해주는 예술작품으로서의 사진까지 지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 작품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종류는 역시 역사현장의 기록이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와 중국의 천안문 사태, 뒤이은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의 사회주의 체제 몰락, 1990년대를 뒤흔든 동유럽의 민족 갈등과 아프리카의 전쟁, 그리고 걸프 전쟁 등의 생생한 순간들을 담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철책을 뜯어내는 누군가의 손, 천안문 광장에서 달려드는 탱크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중국 청년, 내전이 한창인 유고 사라예보의 한 병원에서 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모습 등은 보도 사진의 강렬함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들이다.

더러 넬슨 만델라나 달라이 라마 같은 유명인도 있지만 사진의 대부분은 지극히 평범한, 그러나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여러 곳에서 찍은, 한 순간이 그 사회의 단면 혹은 변화를 암시하는 작품들도 많다.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불평등, 전통과 현대의 부조화, 잘 드러나지 않는 한 사회의 어두운 모습 등이 그 이면에 드러나 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음습하고 비참한 마약 소굴, 차도르를 입고 시장거리에 세워진 청바지 마네킹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고 있는 터키 여인, 일본 전통 정원에 놓인 코카 콜라 자판기 등이 그 예다.

매그넘의 창립 멤버로 94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있는 브레송은 "내적인 움직임은 동작 요소들간의 균형 잡힌 순간을 통해서만 존재한다. 사진은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야만 하고 그것이 평형상태에서 고정된 때를 잡아내야 한다"고 순간 포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사진 미학은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그의 최근작에서도, 그리고 매그넘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매그넘 사진대전은 서울에 이어 4월13일부터 22일까지 대구 문화예술회관,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도 전시된다. (02)737-1854

『 시사실 』


◆ 천국의 아이들

아이들이란 항상 착하고 예쁘고 순진하다는 것이 어른들이 믿는 환상이다. '천국의 아이들'은 바로 그 환상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이란 영화다.

테헤란 빈민가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 알리와 자라. 오빠인 알리가 동생의 하나 뿐인 구두를 잃어버리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자라는 오빠의 운동화를 빌려 신고 학교에 가 수업이 끝나자 마자 집으로 달려오고 오후반인 알리는 그 신을 받아신고 학교로 뛰어간다.

하지만 매번 지각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에게 차마 신발 사달라는 얘기를 못하는 오누이는 날마다 애가 타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어느날 어린이 마라톤이 열리고 3등은 운동화가 부상이라는 말을 들은 알리는 출전을 결심한다. 그의 목적은 1등도, 2등도 아니고 오직 3등인데.

어려서부터 너무나 가난에 익숙한 아이들의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러나 영화는 약간의 웃음을 섞어 아이들의 순수함만을 보여줌으로써 빈곤과 불평등에 대한 관객들의 현실 인식을 철저히 차단한다.

마치 어린이들은 어른처럼 현실에 불만을 나타내서는 안된다는 것처럼. 어린이를 내세운 대개의 영화들이 그렇지만, 아기자기한 구성과 아역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다 보고 난 다음 뒷맛이 씁쓸한 건 그 때문이다.

마지드 마지디가 감독했고 케빈 코스트너가 제작에 참여했다. 3월17일 개봉.


[음반]



ㆍ국화꽃향기

지난해 베스트 셀러였던 소설 '국화꽃 향기'의 느낌을 살린 동명 타이틀 편집 음반. 헬렌 메릴의 'Let It Be', 로이 클라크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 해리 닐슨의 'Without You', 빌리 홀리데이의 'Summertime', 폴 앵카의 'Diana', 앤 마가렛의 'What Am I Supposed to Do', 퍼시 슬레지의 'When A Man Loves A Woman' 등 소설 속에 실제 등장했던 노래들과 소설의 분위기와 유사한 팝 음악 21곡을 모았다. 모두 귀에 익은 이지 리스닝 계열의 노래들로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연극]



ㆍ花水木 나루

문화관광부의 전통연희 개발 당선작.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전통 연희인 진도 시킴굿에 다양한 형식의 현대 음악을 결합했다. 김정옥 문예진흥원장 작, 김승미 중앙대 객원교수 연출. 대중국악 그룹 푸리의 멤버인 원일이 음악을 맡았고 역시 대중국악 그룹인 상상이 라이브로 연주한다. 중견 배우 박정자 박웅 권병길과 진도 출신의 연극인 양용은 김승덕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3월16일부터 25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 (02)765-5475


ㆍ아름다운 여인의 작별

극단 여인극장의 118회 정기 공연. 아일랜드계 영국인 작가 마틴 맥도나의 블랙 코미디를 강유정이 연출했다. 40대의 나이에 미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사는 모린. 결혼을 꿈꾸지만 늙고 병든 어머니 맥은 사사건건 딸의 일을 간섭하며 심술을 부린다. 서로를 증오하게 된 두 사람. 증오는 모린의 어린 시절 친구 파토가 나타나 결혼 문제가 현실화하자 극에 달한다. 김금지 이승철 정경순 이찬우 등 출연.

3월15일~4월15일까지 광화문 제일화재 쎄실극장. (02)766-1482

[영화]



ㆍ그녀에게 잠들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영화. '거짓말'의 히로인인 김태연이 출연한 하드 코어 멜로라는 선전과는 달리 선정적인 에로 영화도, 낭만적인 멜로 영화도 아니다. 사랑에 중독되어 자기를 파괴하면서까지 상대방을 사랑하는 청춘의 열정과 절망은 영화의 단골 주제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풀기는 꽤 어렵다. 주인공의 광기를 관객들에게 납득시키려면 탄탄한 줄거리와 상징이 절묘하게 배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분명 실패다. 3월17일 개봉.

[음악회]



ㆍ김대진 컬렉션 '명곡의 순례'

지적이고 단아한 연주를 특징으로 하는 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이 귀에 익은 피아노 명곡들을 모아 연주한다. 바다르제프스타의 '소녀의 기도', 쇼팽의 '즉흥환상곡',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멘델스존의 '사냥의 노래', '무언가'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드비시의 '달빛' 등 모두 잘 알려진 낭만적 분위기의 곡들이다. 피아노 애호가 및 같은 곡을 연습 중인 피아니스트 지망생들에게 특히 좋은 무대. 3월18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391-2822


ㆍ이사오 사사키&마사추쿠 시노자키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와 크로스오버 바이올리니스트 마사추쿠 시노자키가 3월 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협연한다. 클래식과 재즈를 섭렵하고 서정적인 연주를 특징으로 하는 사사키는 음반 'Missing You'와 광고 삽입곡으로 국내에서도 이름이 잘 알려진 연주자. 시노자키는 전자 바이올린은 물론 중국 현악기 얼후까지 연주하는 독특한 음악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음악이다.

이미 여러 차레 음반을 통해 손발을 맞춰온 두 사람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각자의 대표곡들을 들려준다. (02)417-0028

[비디오]



ㆍ엑스 파일:진혼곡

국내에서도 많은 마니아 층을 확보한 미국 TV 시리즈 '엑스 파일'의 국내 미개봉 에피소드. 멀더 역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마지막 출연분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작품이다. 줄거리도 멀더가 외계인들에게 납치되어 실종되고 새 요원 존(로버트 패트릭)이 투입되는 것으로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오레곤주의 한 작은 마을에 괴생명체가 나타났다는 정보를 입수한 멀더와 스컬리(질리안 앤더슨). 숲 속에서 조사를 하던 중 스컬리는 의식을 잃고 멀더는 외계 비행물체에 승선하게 되는데.3월 14일 출시.

[국악]



ㆍ상생을 위한 노래-2001 겨레의 노래뎐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1번째 정기연주회. 한상일 단장이 지휘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소리꾼 김성녀와 장사익, 가수 정태춘, 한영애 기타리스트 김광석, 전라남도 무형문화재1호인 거문도 뱃노래 보존회, 국립창극단, 서울시립합창단 등과 함께 여러 곡의 창작 민요를 들려준다. '울산아가씨 주제에 의한 관현악' '허허바다, 사랑굿, 아리랑' '조율, 그렇지요, 남누리 북누리' '실향가, 우네, 애고 도솔천아' 등. 북한 가곡 '봄날은 간다' 와 '압록강' 도 들을 수 있다. 3월16,17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02)2274-3507

[어린이]



ㆍ꾸러기 음악회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음악전문 오케스트라 꾸러기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오는 소리'라는 주제로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주페의 '경기병 서곡', 차이코프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마녀' 등 봄의 느낌을 살린 곡들을 연주한다. 연주 도중 손뼉을 치거나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상할 수 있고, 일반 공연장에 입장할 수 없는 8세 미만의 어린이도 관람할 수 있다. 3월16~18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02)3141-0651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koshaq@hk.co.kr

입력시간 2001/03/2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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