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의 세계] "채식 시작해보면 생각이 달라져요"

채식 식당 자원봉사자 최양미씨

서울 강남구 포이동의 채식전문 식당 'SM 채식 뷔페'는 늘 채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60여석 남짓한 좌석은 점심 때는 물론이고 저녁 때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다렸다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다.

식당을 찾는 사람은 채식주의자와 스님 외에 채식에 관심있는 일반인도 많다. 정기적으로 식당을 찾는 단골은 약 20% 정도다.

명상단체가 운영하는 이곳은 4년전 문을 열었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명상단체 회원이고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을 빼면 모두 자원봉사자다.

최양미(44ㆍ주부)씨도 그중 하나. 일주일에 서너번 식당에 나와 음식을 차리고 카운터를 본다. 물론 자신도 채식주의자다.

"4년전 명상을 시작하면서 채식을 하게 되었고 채식 보급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채식주의자가 되지 못한 남편과 딸에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고기 요리를 해준다.

SM 채식 뷔페의 메뉴는 매끼 35가지 내외. 삶은 두부, 도토리묵, 각종 나물, 샐러드, 빵, 과일 등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일반 요리가 약 80%. 나머지는 콩고기와 밀고기를 이용한 고기대용 요리다.

콩고기와 밀고기로 만든 삼계탕, 돈까스, 닭튀김, 불고기 등은 생긴 것은 물론 맛도 보통 고기로 만든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모두 SM 채식 뷔페에서 자체 개발한 것이다. "처음에는 정말 맛이 없었어요. 고기를 빼고 고기 맛을 내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겨우 이렇게 맛을 내게 된 음식입니다"라고 최씨는 설명한다.

SM 채식 뷔페는 얼마 전까지도 계속 적자를 기록하다 최근 들어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 겨우 수지를 맞출 정도다.

하지만 최씨는 식당이 영리를 위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거점 역할도 하고 일반인에게 채식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SM 뷔페 식당에서는 스님에게는 50% 할인을 해주고 채식 메뉴를 문의하는 일반식당에게는 얼마든지 요리법을 일러준다. 앞으로 돈이 모이면 2층을 터서 보다 많은 사람이 채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3/22 18:49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