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봄바람에 실려 온 명곡의 향연

■ '2001 교향악 축제'

'2001 교향악 축제-명곡의 향연'이 4월2일부터 12일까지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개최된다. 1989년 예술의 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하여 시작된 교향악 축제는 매년 전국 각지의 오케스트라가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음악축제 중 하나.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모두 30여개의 교향악단이 참가, 199회의 연주회가 열렸다.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는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KBS 교향악단과 수원 청주 대구 광주 울산 부산 시립 교향악단, 마산-목포 연합 교향악단,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모두 11팀. 연주자 수는 1,000여명에 달한다.

올해의 연주 레퍼토리는 '명곡의 향연'이라는 부제에 맞게 일반 관객에게 친숙한 곡들로 선정되었다.

종류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대가들인 베토벤 브람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비롯하여 기악 관악 성악 국악 협주곡,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무소르그스키 등이 20세기에 작곡한 현대음악, 한국 창작곡 등 다양하다. 그중 몇몇 연주회를 소개한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4월3일. 베르디의 '운명의 힘'중 서곡/ 벤자민리의 '현악 4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 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와 금호현악 4중주단과 함께 협연한다.

▲KBS 교향악단= 4월4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프로코피에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국내 최고(最古)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KBS 오케스트라는 이번 교향악 축제에 20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한다. 상임지휘자로 정통 러시아 학파에 속하는 드미트리 키타옌코의 해석이 특별히 돋보이는 연주가 될 듯. 피아노 협주는 박종훈이 맡는다.

▲대구 시립교향악단= 4월7일. 롯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4번.

국내의 대표적인 중견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맑은 음색과 깊이있는 곡해석으로 인정받고 있는 후배 피아니스트 김정자와 협연한다. 지휘는 폴란드 출신으로 작곡과 피아노 연주도 겸하는 상임지휘자 보그슬라브 마데이.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4월10일. 이병욱의 '우리 가락 환상곡'/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서원대 교수이자 국악단 어울림과 둥지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병욱이 우리 가락에 토대를 둔 환상곡을 선보인다.

이제까지 그가 선보여온 전통음악의 현대화 작업과 일맥상통한 작품이다. 피아노 협주는 이혜전, 지휘는 서현석이 맡는다.

한편 주최측은 교향악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자 두 가지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매일 공연 시작 20분 전에는 음악 해설가 홍승찬씨가 당일 연주작품 및 감상법을 해설하고 4월1일까지 아마추어 비평가의 참가신청을 받아 선정된 사람에게는 입장권 50% 할인 혜택을 준다. 문의전화 (02)580-1300

『 시사실 』


◆ 친구

한마디로 부산판 'Once upon a time in America'라고 할만한 영화.

각본과 연출을 겸한 곽경택 감독의 개인적 경험에 근거해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한 동네에서 자라 각기 다른 길을 가는 네 친구의 인생 역정이 잘 짜인 이야기(유오성이 분한 준석이 갑자기 마약중독자로 나오는 부분만 제외하고)와 적당한 감동, 누구에게나 어필할 만한 향수와 함께 손쉽게 다가간다.

의리와 배신이라는 극단적인 대조를 통해 친구란, 우정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의 주제 또한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보편적으로 공감을 얻어낸다.

'간첩 리철진' 이후 다시 진지한 사나이로 돌아온 유오성은 배우와 역할과의 거리를 못 느끼게 할 정도이고 조각 같은 얼굴로 악역에 도전한 장동건의 변신도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약간의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빼면 그런대로 훌륭하다.

딱히 나무랄만한 데가 없어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좋은 흥행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 3월31일 개봉.

[연극]



ㆍ세븐-소시민의 일곱가지 죄악

브레히트의 원작에 바일이 곡을 입혀 1933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던 무용 음악극.

자본주의 체제의 인간성 상실에 관심을 기울였던 브레히트가 상품과 상인으로 분열되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어 쓴 작품이다. 중세의 성서학자들이 만든 일곱가지 죄악을 자본주의 시대에 맞춰 새롭게 해석한 브레히트의 문제의식이 돋보인다.

국내 공연에서는 음악과 무용의 폭이 한층 강화되었다. 3월30일~4월29일까지 대학로 열린 극장. 예술감독 정승재, 음악감독 신경미. 이원희 김현희 노정욱 강희라 김경민 등 출연. (02)765-8160


ㆍ아빠의 청춘

신나는 악극을 표방한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무대. 신파조의 악극을 지양하고 웃고 춤추는 새로운 악극을 선보인다. 줄거리도 울고 짜는 고생담 대신 황혼에 찾아온 로맨스와 아버지의 재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족간의 이야기로 짜여진다.

주인공은 1966년 동명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김승호의 아들인 김희라와 '춤의 황제'라는 별명을 지녔던 트위스트 김이 맡았다. 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 음악은 1950-1960년대 악극연주단으로 활동했던 7인조 밴드가 맡았다. 3월30일부터 4월14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6-5210

[콘서트]



ㆍ피아

1998년 결성된 6인조 하드코어 록밴드 피아가 데뷔음반 발매를 기념해 콘서트를 갖는다. 한자로 '彼我', 즉 '너와 나'라는 뜻을 가진 이들은 일상에서 느끼는 소외와 좌절, 세상에 대한 분노와 냉소를 주로 표현하는 밴드다.

연주와 노래 외에 DJ의 멘트와 스크래칭을 즐겨 사용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데뷔 음반에 수록된 '행복한 꿈의 나라', '기름덩어리' 등과 외국 록밴드들의 리메이크 곡, 지누션의 '말해줘' 리메이크 곡 등이 선보인다. 3월31일~4월1일 오후 7시30분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 (080)538-3200


ㆍ 이정식&유진박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과 전자 바이올리니트스 유진박이 함께 무대에 선다. 공연 부제는 '영혼의 자유를 꿈꾸며'.

이정식이 키스 자렛, 테렌스 블랜차드, 척 맨지오니 등 널리 알려진 재즈 연주자의 곡과 '진주난봉가' '몽금포타령' 등 민요, '아니 벌써' '꽃밭에서' 등 가요곡을 연주하며 유진박은 비발디의 '사계'중 봄, 조세프 코스마의 'autumn leaves' 등과 특유의 '즉흥 에스프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임학성과 재즈 보컬리스트 정말로가 우정 출연한다. 4월1일 오후5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25-4090

[음악회]



ㆍ오광호 클라리넷 독주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광호 교수가 독주회를 갖는다. 베버 클라리넷 전곡 시리즈, 한국 창작곡 모음, 브람스의 클라리넷 모음 등 연주회마다 주제를 설정해온 그의 이번 독주회 주제는 '20세기 유럽의 작곡가'.

보짜, 핀지, 블로크 등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신고전주의 혹은 신낭만주의 계열에 속하는 작곡가들이어서 연주곡들 모두 듣기에 무리는 없다. 반주는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맡는다. 3월29일 오후7시30분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 (02)544-5830

[국악]



ㆍ경기도립 국악단

경기도립 국악단이 12월15일까지 매월 격주 토요일마다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국악공연을 열고 있다.

경기도립 국악단은 전통 악기를 중심으로 하되 신디사이저와 기타, 봉고, 심벌즈 등 양악기를 추가하여 국악과 양악의 조화를 추구하는 젊은 국악 관현악단이다. 3월31일 열리는 두번째 무대에서는 '함녕지곡' '가야금산조', 가곡 '태평가' '살풀이', 거문고 중주 '정읍후사' '서도 민요' '태평소와 사물놀이' 등을 선보인다. (031)230-3242

[음반]



ㆍ오소영

KBS TV '인간극장'중 두 노숙자의 이야기를 그린 '친구와 하모니카'를 통해 알려진 젊은 싱어송라이터 오소영의 첫 음반. 제목은 '기억상실'이다.

잔잔한 멜로디에 부담없는 목소리지만 젊은 시절의 고민과 그 또래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을 가감없이 풀어낸 노랫말이 호소력을 지닌다. 오소영은 199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포크 진영에서 꾸준히 노래를 불러왔다. 머릿곡인 '기억상실' 외에 '덜 박힌 못', '비밀', '잊고 싶어', '떠돌이' 등도 들을 만 하다.


ㆍ사계

여성 4인조 가야금 연주단 사계가 첫 음반을 냈다. 서울대 국악과 대학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1999년 결성 이래 전통 12현 가야금은 물론 17현, 21현, 22현, 25현 개량 가야금과 특수 제작한 22현 저음가야금 등을 사용, 한국의 대표적 현악기인 가야금의 대중화ㆍ현대화 작업에 앞장서왔다.

이번 음반에는 양악 작곡가 전순희의 가야금 합주곡 '봄'과 국악작곡가 이해식이 편곡한 바흐와 피아졸라의 작품, 그리고 대중음악 작곡자 장영규가 곡을 쓴 '하루' 등 다양한 취향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영화]



ㆍ비밀의 화원

숲 속에서 사라져버린 거액의 돈을 찾기 위한 한 여자 은행원의 좌충우돌을 그린 일본 코미디. 은행원 사키코는 은행강도들에게 납치되어 산 속으로 끌려간다.

그러나 우연한 교통사고로 강도들은 모두 죽고 혼자만 구출된다. 엉뚱하지만 저돌적인 사키코는 아무도 숨겨놓은 위치를 모르는 5억엔을 차지하려고 치밀한 준비에 나선다. 광고모델 출신 니시다 나오미가 주연했고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30대 중반의 젊은 감독 야구치 시노부가 연출했다. 3월31일 개봉.


ㆍ미스 에이전트

산드라 블록, 벤자민 브랫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산드라 블록의 특장점을 최대한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만든 듯한 작품이다. FBI요원 그레이시는 외모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미인대회 혐오주의자.

그러나 미인대회 주최측에 한 괴한으로부터 잇단 협박편지가 날아들자 대회를 불과 이틀 앞두고 위장출전 명령을 받는다. 그레이시는 왕년의 명 뷰티컨설턴트 멜링(마이클 케인)으로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개조당한 후 합숙훈련에 들어가는데.. 3월31일 개봉.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4/02 18:48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