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만남

인터넷 서점을 운영하는 김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효율적인 배송과 재고 시스템이었다. 고객 관리나 마케팅은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해결할 자신이 있지만 배송과 재고 문제는 좀체 풀 수 없는 숙제의 하나였다.

특히 회원 수가 크게 늘고 주문이 많아지면서 김 사장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골머리를 썩었다. 하지만 최근 탄탄한 배송망을 갖춘 물류 업체와 제휴해 이 문제를 거뜬히 해결했다.

최근 수익 모델 개발이 인터넷 기업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면서 오프라인 업체와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클릭&모타르'가 인터넷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한 것.

이는 인터넷 기업의 취약한 수익 모델을 극복할 수 있고 오프라인 기업의 인터넷 사업을 가속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클릭&모타르는 '브릭&모타르'와 '클릭'을 합성해 만든 말이다. 브릭&모타르는 벽돌과 시멘트로 탄탄하게 기초를 닦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전통 제조업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클릭은 마우스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온라인 비즈니스를 뜻한다.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클릭&모타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뜻한다.

당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정도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산업이 점차 통합되는 현상을 종합적으로 비유하는 말로 그 의미가 넓어졌다.

흔히 대표적인 사례로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과 오프라인 경매 업체인 소더비가 제휴한 '소더비.아마존닷컴(Sothebys.amazon.com)', 야후와 K마트가 손잡고 구축한 '블루라이트닷컴(bluelight.com)' 등을 꼽는다.

클릭&모타르는 온라인 증권 거래업체인 찰스 슈왑의 한 중역에 의해 탄생되었다. 국내에 소개된 지는 채 1년도 안됐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단순한 결합 이상의 의미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클릭&모타르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 붐을 주도했던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든다.

아마존(www.amazon.com)은 저렴한 인건비와 운영비,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등 인터넷의 강점을 살려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유사한 업체가 잇따라 출현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이에 따른 과다한 비용 지출, 회사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운영 미숙, 열악한 오프라인 기반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약 1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가지고 전 유럽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쳤던 온라인 패션 전문몰인 부닷컴이 파산할 정도로 온라인 기업은 확실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아마존은 세계적인 오프라인 경매업체인 소더비와 제휴하면서 탈출구를 찾았다.

이 때 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클릭&모타르가 새로운 수익 모델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수 많은 업체가 이를 시도 중이다. 레저와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넥스프리(www.nexfree.com)는 코오롱이 갖고 있는 레저 분야의 강점에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접목한 모델이다.

오프라인의 활동을 겸해야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레저의 특성을 십분 살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정보기술 교육 전문 사이트인 하우와우닷컴(www.howow.com)도 오프라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교재을 제작해 온라인 교육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삼성물산에서 분사한 전자상거래 업체인 케이캠프닷컴(www.carecamp.com)이 삼성물산 의료기기 사업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을 결합해 클릭&모타르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강병준 전자신문 인터넷부 기자

입력시간 2001/04/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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