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이기형 사장, 당당한 베포와 치말한 전략

약 5년전쯤의 일이다. 이기형 사장이 데이콤의 소사장 제도를 총괄하고 있던 나에게 "박상무님 제가 인터파크를 데이콤보다 더 크게 키우겠습니다"라고 당돌하게 포부를 밝혔다.

인터파크가 지금 전자상거래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 잡게된 데는 무모하리 만큼 당돌하게 비쳐지는 이 사장의 배포 큰 비젼이 있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VSAT 사업이 우리 나라에서 타당한지 검토하라는 지시를 한적이 있다. 일 주일 뒤에 이 사장이 만든 보고서는 5페이지 안팎이었는데, 첨부된 자료집은 약 300페이지 분량의 각종 기사와 논문을 정리한 책자였다. 엄청난 양의 자료를 철저히 분석해서 결론을 내는 그의 용의 주도함에 감명을 받았었다.

그에게는 배포와 치밀함이 있다. IMF 외환 위기때 '홀로 서기'를 하라는 데이콤의 결정에 인터파크와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노선을 분명히 했다. 지금과 같이 자본 펀딩이 일반화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업 실패시에는 개인에게 엄청난 타격이 가해지는 때였으나 그는 당당했다.

또 데이콤의 브랜드를 포기한다는 것은 인터파크(당시 브랜드는 데이콤 인터파크)의 신뢰에도 마이너스를 가져오는 일이었지만 그는 정면으로 승부했고, 성공했다. 그의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성공으로 이끈 듯하다.

물론 인터파크는 아직도 가야할 갈이 멀다. 수익모델부재로 위기에 처한 많은 닷컴기업이 그렇듯이 변신과 적응을 통한 각고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비젼과 과단성으로 엮어진 경영능력을 볼 때 그는 우리 나라 전자상거래 기업의 진정한 모델을 보여 줄 것이라 기대한다. / 박재천 icluster 대표이사

입력시간 2001/04/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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