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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일본의 패쇄적인 역사인식

일본의 초ㆍ중학교 교과서 왜곡 문제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들과의 외교적 마찰로 끝나지 않는다. 일본내 비판도 거셌다.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는 이번 교과서 파동을 불렀던 '만드는 모임'의 이데올로기를 '쇄국의 정신'이라고 규정했다.

객관적 논쟁에서 질 수밖에 없으니 폐쇄적으로 변하고, 마침내 남에게 공격적인 정신구조를 낳게 되는데, 이번 교과서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란 뜻이다.

2차 대전 직후 교과서 편찬에 관여했던 히타카 로쿠로(日高六郞) 전 도쿄대학 교수는 교과서 문제를 갈수록 엄정해지고 있는 유럽의 역사인식과 비교하면서 역사인식의 후퇴는 일본을 '세계의 외톨이'로 끌고 갈 것이란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우익일변도의 강경한 목소리에 묻혔다. 일제침략사를 미화하거나 삭제한 과거지향적 세력에 대항하는 지식인 사회의 다양성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마치 1970년대 일본의 해외여행을 상징했던 '깃발관광'이 재현된 느낌이다.

물론 그 배후에는 1980년말 거품경제 붕괴 이후 계속된 10여년간의 경기침체, 자민당 정권의 지도력 부재에서 빚어진 일본의 정신적 방황이 깔려있다.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지울 수 없는 것을 지우려 하는 일본에게 돌아가는 것은 히타카 교수가 지적한 고립이다.

엔화의 힘을 바탕으로 아시아 통화공동체 창설 의사까지 내비쳤던 일본이 오늘날의 다극화 국제질서에서 '문화 권력'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지도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일본이 섬나라로 남으려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4/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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