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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52)] 예수의 얼굴

푸른 눈과 창백한 피부, 마른 체구에 어깨까지 늘어진 머리. 전형적인 유럽인으로 묘사된 예수의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BBC방송이 제작한 '신의 아들'(Son of God)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는 전혀 새로운 예수의 모습을 과학적으로 복원해냈다. 전문가가 재현한 예수의 모습은 뭉툭한 코에 짙은 갈색 피부, 짧은 고수머리를 한 전형적인 유대인의 얼굴이다.

고대 유대교회에서 발견된 1세기경의 유대인 두개골을 토대로 수사과학(법의학)과 고고학, 그리고 최첨단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서 예수의 얼굴 복원을 시도한 것이다. 얼굴은 세계적인 얼굴 재현 전문가인 맨체스터 대학의 리차드 네브가 맡았다.

먼저 1세기 유대인의 조상을 참고로 얼굴 윤곽을 디자인하고, 다음 이라크 북부의 한 사원에서 발견된 예수상을 토대로 피부색과 눈의 색깔, 턱수염 그리고 머리카락의 길이를 복원했다.

'신의 아들'은 예수가 신의 아들이고 또 구원자임을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역사에 실존한 인물로서의 예수와 그의 삶을 재현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예수의 실제 두개골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수의 얼굴은 아니지만 예수의 모습을 추정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법의학에 따르면 얼굴 형태는 두개골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어느 누가 그린 초상화보다 가장 실물에 가깝게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한 연구에서 전문가들은 예수의 피부색이 분명 백인의 것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인자해보이지 않는 표정이 맘에 들진 않지만 다소 까맣게 보이는 그의 갈색 피부는 사막과 야산에서 복음을 전하던 그의 더욱 사실적 모습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그의 겉모습이 그의 말과 정신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의 인간적인 겉모습에서 더욱 가까이 있는 그를 느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예수의 실제 모습을 담고 있는 신약성경의 4개 복음서에는 예수가 한 말과 했던 일, 그리고 그가 어디에 갔고 누구와 함께 갔는지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예수의 생김새에 대한 것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예수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그를 알아본 듯 한데도 말이다. 그의 모습에 대한 유일한 물증이라면 예수의 시체를 덮었던 천(16세기에 분실)에 새겨진 그의 얼굴 윤곽뿐이다. 그 외에는 예술가들의 상상으로 그려낸 푸른 눈과 긴 머리의 백인 얼굴이 전부다.

예술가들이 예수의 정신적 순수함에 대한 표현으로 그의 피부색을 흰색으로 그렸다는 추정이지만 그러한 가식적인 표현을 버리고 첨단과학을 통해서 그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내는 것은 종교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세계에서 20억명이 그의 이름으로 하나님을 만난다. 가난하고 병든 자를 구원하고 인류에 구원과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사람의 몸을 입고 태어나서 십자가에 못 박히고 다시 사흘만에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

감히 그의 얼굴을 어설프게 복원한다는 것은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BC와 과학자들이 이번 일을 감히 추진한 배경에는, 혹 하루하루 험난해져만 가는 이 세상에 진정한 예수의 얼굴을 만나고 싶어하는 인류의 짙은 소망이 깔려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원근 과학커뮤티케이션연구소장

입력시간 2001/04/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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