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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복사꽃마을 영덕

온통 봄꽃 천지이다. 산수유, 매화로 시작된 꽃물결이 벚꽃, 개나리, 진달래로 색깔을 바꾸며 북상하고 있다. 살구꽃과 함께 '고향의 봄'의 주인공인 복사꽃(복숭아꽃)이 빠질 수 없다.

화려한 듯 순박한 분홍빛 복사꽃은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한꺼번에 폈다가 한꺼번에 진다. 특히 과수원의 복사꽃은 일정한 높이에서 핀다. 만개할 때에는 분홍빛 솜을 깔아놓은 듯한 장관을 이룬다.

한반도에서 복사꽃이 가장 많이 피는 곳은 경북 영덕군. 대게로 유명한 영덕의 군화(郡花)가 바로 복사꽃이다. 물론 야생 복사꽃은 아니다. 심어놓은 것이다. 4월 8일 현재 꽃망울이 막 터지고 있다. 14~20일이면 분홍빛 꽃의 잔치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경북 청송군에서 영덕군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다. 황장재이다. 옛날 같으면 호랑이가 나올 법한 험산 산길이지만 지금은 왕복 2차선 포장도로가 나 있다. 34번 국도이다.

황장재를 넘으면 영덕군 지품면. 지품면에 들자마자 들과 산자락의 색깔이 달라진다. 황장리, 지품리, 복곡리, 수암리, 낙평리, 신안리 등 지품면의 대부분 마을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한다.

특별히 찾아 들어갈 이유가 없다. 사방이 복숭아밭이기 때문이다. 그냥 차를 세우면 그 곳이 복사꽃밭 한 가운데이다. 군데군데 심어놓은 보리가 제법 많이 자랐다. 초록의 보리밭과 분홍빛 복사꽃밭이 싱그러운 조화를 이룬다.

영덕읍까지 약 30㎞ 정도 이어지는 복사꽃 물결은 강구항으로 흘러드는 오십천변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강이 만들어놓은 넓은 퇴적 벌판이 몽땅 복숭아밭이다.

바다같다는 표현이 맞다. 파도의 빛깔은 분홍색이고 드문드문 흰색 살구꽃이 포말처럼 구색을 맞춘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영덕이 복사꽃의 고장이 된 데에는 쓰라린 상처가 있었다. 1959년 태풍 사라호가 덮쳤을 때 영덕의 논밭은 거의 쑥밭이 됐다. 주민들은 망가진 논밭을 갈아 엎고 유실수를 심기로 결정했다.

이 지역의 기후나 토양에 가장 잘 맞는 유실수가 복숭아였다. 4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복사꽃은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자 영덕 관광에 큰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영덕에는 복사꽃 외에도 볼 거리가 많다. 강구항과 삼사해상공원이 그 첫번째.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세상에 알려진 강구항은 비릿하면서도 싱싱한 포구의 정취에 푹 젖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아침 나절이면 배에서 막 퍼낸 펄펄 뛰는 해산물을 값싸게 살 수 있다. 영덕의 상징으로 떠오른 삼사해상공원은 높은 절벽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곳. 강구항을 들락거리는 고깃배와 푸른 파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강구항에서 대진 해수욕장에 이르는 918번 지방도로는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최근 급격하게 유명해졌다. 군청에서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몇 곳을 골라 관광객이 쉴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동해의 파도를 맞는 기암괴석과 맑은 물빛을 대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이다.

영덕군은 복사꽃의 만개 시기에 맞춰 16, 17일 이틀간 제 4회 군민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이름은 집안 잔치 같지만 실은 여행자들을 위한 '대게, 복사꽃 축제'이다. 복사꽃 아가씨 선발대회, 민속경연대회, 사진촬영대회 등 꽃동네에 어울리는 흥겨운 행사를 준비했다.

권오현 생활과학부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1/04/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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