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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안팎 악재로 고립무원

서울 여의도 윤중제의 4월엔 찬란함과 처연함이 함께 한다. 하늘을 향해 만개한 연분홍 벚꽃은 가슴 저미는 찬탄을 자아내면서 황홀감에 젖게 하지만, 문득 창문에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놀라 깬 새벽녘 땅바닥에 가득한 벚꽃의 잔해는 왈칵 눈물을 솟게 한다.

좀 과장되긴 하지만 요즘 우리 경제는 이 벚꽃의 짧은 생애에서 느끼는 허망함을 그대로 간직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애를 태운다. 차라리 피지나 말 것을..

'성(聖) 금요일(Good Friday)'의 수난에 이은 부활의 축복을 기대하듯 나락을 모르고 추락하던 뉴욕증시가 지난 주 모처럼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때마침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상반기중 바닥을 치고 연말부터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세계은행, 유엔보고서)이라는 국제기구들의 경기전망이 나와, 어두운 터널 속에서 방황하던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한가닥 봄소식이 됐다.

하지만 기대와 희망이 현실로 연결되기를 기대하긴 아직 성급하다. 관건은 이번 주중 발표되는 인텔, IBM 등 미국 주요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와 곧 뚜껑을 열 국내기업들의 분기 성적표 내용이다.

이와 관련, "하향조정한 미국 기업의 실적 예상치들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는 만큼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과 "뉴욕타임스가 광고부진을 이유로 감원에 나설 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다만 주중 발표될 미국의 3월중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보다 하락한 상황에서 경기선행지수도 하락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여 미 FRB의 금리 추가인하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자국 경제의 '약화(weakening)'를 우려하고 있어 달러강세 국면이 꺾일지는 장담키 어렵다.


자금시장 또다시 경색국면

국내 경제엔 굿 뉴스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시는 악재와 호재에 대한 탄력성을 잃어버릴 정도로 '침체국면의 지리한 횡보'를 계속하고 있고, 갈 곳 없는 시중 부동자금은 날로 단기화해 자금시장은 또다시 경색국면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하이닉스(옛 현대전자), 쌍용양회 등 이른바 '빅3'의 부실에 발목잡힌 은행권도 '밑 빠진 독에 물붓는' 일에 거의 지쳤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다간 금융권의 경영정상화 마저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말로는 "미국과 일본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나빠 지금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이나 증시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상반기엔 경쟁력과 체질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한다. 상시퇴출시스템은 이들이 휘두르는 전가의 보도다.

하지만 빅3는 언제나 이 칼날에서 예외다. 이번주에도 채권금융기관은 현대건설 기존 대출금의 상환만기를 연말로 재연장하고 우대금리를 적용키로 했으며, 하이닉스와 쌍용양회는 5월중 회사채 우선 인수 대상으로 선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지원의 규모가 아니라 회생여부에 대한 분명한 판단과 실행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시장의 불안요인을 뿌리채 도려내겠다며 초법적 지원조치를 해온 지 수개월이 되도록 뇌우를 퍼부을 것 같은 먹구름은 걷히지 않고 정책당국자도 이제 입을 닫았다. 공적 연금까지 동원해 시장안정에 나서보지만 기금 운영자들이나 시장반응은 냉소적이다. 원칙 없는 투약이 잦다 보니 시장의 내성(耐性)만 키웠다는 반증이다.

다시 불거진 중국과의 마늘분쟁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이 요구하는 문제의 1만톤은 민간자율 수입분의 일부다. 최근 국내 마늘값이 하락,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된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의 주장이 억지에 가깝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휴대폰과 폴리에틸렌의 중국 수출길이 막힐까봐 또다시 양보했다. 매사 문제를 분명히 매듭짓지 않고 상대방의 '선의'에만 기대는 아마추어 관료들 때문에 우리는 국제교역에서도 항상 '봉'이 돼오고 있다.


존폐 기로에 선 금강산 관광사업

파산 직전의 금강산 관광 사업의 존폐 여부도 주중 윤곽을 잡을 전망이다. 관광선 운영과 모객을 도맡아온 현대상선이 연간 800여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감내할 수 없다며 손을 든 상태에서 자본잠식 상태의 현대아산이 사업을 끌고 가기는 불가능하다.

조만간 방북할 정몽헌 회장이 북측으로부터 얼마나 양보를 끌어내느냐, 남북관계의 정치적 함의를 고려해야 할 정부가 어떤 지원카드를 내놓느냐를 예의주시해야할 것 같다.

강봉균 원장이 이끄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하는 1분기 경제동향 설명회도 주목된다. 지난 주 산업경제연구원(KIET)은 올 성장률을 4.3%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4월의 반을 훌쩍 넘긴 지금 노동계가 들끓는다. 대우차 부평공장 노동자 폭력진압 파문을 계기로 민노총은 춘투를 대정부투쟁으로 한 수위 높일 태세다.

대우차 매각협상엔 엄청난 악재다. 또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반발한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일괄 사표를 냈고, 주택 및 국민은행 노조는 여전히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정말로 정부가 정신차려야 할 때다.

이유식 경제부 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1/04/1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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