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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전운 감도는 '20석 대 14석'

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 진압 사건의 불똥이 정치권으로도 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대통령 밑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 강도 높게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이한동 총리, 이근식 행자부장관, 이무영 경찰청장의 인책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 행정자치위 환경노동위 등 관련 상임위를 통해서도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추궁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곤혹스러워 하며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도 폭력 진압 책임자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사건 당시 현장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 민주노총 소속 변호사의 폭력시위 선동 혐의에 대해서도 시비를 가려야 한다며 물타기를 시도중이다.


3당 정책연합 공식선언, 한나라당 긴장

교섭단체 요건을 낮추기 위한 국회법 개정문제를 둘러싸고 여야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이 문제를 다룰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된다. 자민련은 현재 20석으로 돼 있는 교섭단체 요건을 14석으로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의원 4명을 꿔와 간신히 20석을 채워 교섭단체를 구성한 자민련은 한 명만 빠져도 비교섭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당 소속 원철희 의원이 농협중앙회장 재직시의 비자금 문제로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이어서 자민련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가 발등의 불이다.

자민련 이완구 총무는 4월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4월말까지 처리가 안될 경우 우리 당은 정개특위 활동기한 연장에 응하지 않고 5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를 시도할 것"이라고 공언해 놓고 있는 상황.

김종필 명예총재가 14일 민주당 김중권 대표, 민국당 김윤환 대표를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 총리와 함께 초청해 3당 공조를 다진 것도 국회법 개정 강행 정지작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자민련 김종호 총재대행, 민국당 김윤환 대표는 16일에도 오찬 회동을 갖고 3당 정책연합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19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으로 '상생정치를 위한 교섭단체의 역할'이란 주제의 공개 토론회를 갖고 국회법 개정 분위기를 띄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동여당이 수와 힘으로 국회법 개정을 밀어 붙이려 할 경우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는 등 결사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교섭단체 요건완화를 극력 반대하는 것은 여기에 야당 분열의 음모가 숨어 있다고 보기 때문.

즉 당내에 이념적, 지역적으로 이질요소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교섭단체 요건이 낮아지면 일부 세력이 이탈, 독자적인 당을 만들기가 쉬워진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교섭단체요건 완화문제는 민주당에도 큰 고민거리다. 주요 법안과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국회의 과반수 확보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자민련의 협조가 절대적이어서 자민련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을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발로 정국 경색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최대한 여야 합의 처리를 시도하되 안될 경우 표결로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한나라당에 설득할 방침이나 잘 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수면위로 부상했던 한나라당의 보ㆍ혁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정가의 관심사다. 일단 이회창 총재의 설득으로 보수진영과 개혁그룹의 정면충돌은 모면했다.

지난 주에 소장 개혁파 의원들을 규탄하기 위해 최병렬 의원 주도로 계획됐던 보수진영 의원 모임이 무산됐고 개혁파 의원들도 국가보안법 개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정안을 이회창 총재에 보고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수진영의 김용갑 의원이 자신들을 '독버섯' '친일파' '수구세력' 등으로 표현한 것과 관련, 개혁파의 김원웅 의원의 징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김 의원도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쉬 가라앉지 않을 전망.


점입가경 TK 맹주 다툼

보수진영 내부에도 미묘한 갈등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병렬, 하순봉, 양정규 부총재 사이에 2인자 지위를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신경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최병렬 부총재측은 보수파 의원 모임이 무산된 것은 개혁파 의원들의 반발 때문이지만 하순봉ㆍ양정규 부총재의 왜곡된 보고도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최 부총재 등이 '이 총재가 정권을 잡으면 우린 찬밥신세가 된다"며 독자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재는 4월13일 이 총재를 단독 면담,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K(대구ㆍ경북) 지역의 맹주를 둘러싼 박근혜-강재섭 부총재의 경쟁도 한나라당 내부 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 지역의 '박정희 향수'를 업고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박 부총재는 4월 13일 상도동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시킨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강재섭 부총재는 19일쯤 대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회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계성 정치부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1/04/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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