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신세대의 자유로운 '그들만의 삶'

■ Paradise Kiss(파라다이스 키스)

/야자와 아이 글ㆍ그림

화려한 네온 사인이 번쩍이는 도심 번화가의 한 지하실. 쇼킹 핑크로 칠해진 벽 사이로 뉴웨이브풍의 재즈 음악이 흘러 나온다. 내부에는 재봉틀과 당구대, 그리고 오래된 간이 바가 설치돼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 곳은 아라시, 죠지(讓二), 이자벨라, 미와코 등 야자와 예술학교 복식과 3학년생들의 작업실 겸 아지트.

'파라다이스 키스'라는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던 이들은 우연히 길에서 세에이고 3학년 여학생인 하야사카 유카리를 발견하고 모델 제의를 한다. 공부 밖에 몰랐던 하야사카는 이상한 모습을 한 이들의 제안을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멋쟁이 죠지에 끌려 고민 끝에 이들의 제의를 수락하고 모델이 된다. 하야사카는 이들 클럽에 합류하면서 단조로운 기존의 학교 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맛보게 된다.

'파라다이스 키스'(시공사)는 자유 분망하면서도 개성적인 삶을 살고 싶어하는 요즘 신세대들의 욕망을 그린 현대판 순정 만화다.

이 만화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돈이나 학벌 지위 같은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들의 관심은 '자유로운 나대로의 삶'에 맞춰져 있다.

물론 상류층으로 사는 것은 기본이다. 멋진 정장에 재규어를 타고 다니는 죠지, 여자 같은 복장을 하고 다녀 게이로 오해 받는 이자벨라, 말총머리에 가죽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아라시 등 모두가 신세대 귀족풍의 전형이다.

이 만화는 일본 쇼텐샤와의 독점 계약으로 제1권만 국내에 출시됐는데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공사의 만화 담당자는 "이 만화의 분위기가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원하는 노블 클래스의 삶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성 세대는 이 만화의 인기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 이 만화는 전형적인 일본 순정 만화답게 주인공의 인물 묘사가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다. 그리고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후반 청소년들의 욕망을 숨김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낸 점도 인기의 한 비결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4/24 20:23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