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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등 시기만 노린다

증시, 반등 시기만 노린다

미 증시 회복세, 국내 실물경기 지표도 반등 조짐

주식시장 안팎에서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한국 경제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경제가 올들어 단행된 2%포인트에 달하는 금리인하와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기력을 되찾으려는 조짐을 보이고, 국내 실물경기 지표도 바닥을 찍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와 관련, 증시에서는 1980년대 이후 미국의 경기사이클이 10년 주기로 순환되고 있으며, 2001년 4~5월이 침체기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80년대 이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를 분석하면 약 7~8년 가량의 안정적인 상승기와 20개월 전후의 짧은 수축기가 반복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1981년.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경기악화의 영향을 받아 81년 8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S&P500 지수는 82년 7월까지 하락세를 계속, 한창 때보다 20%나 떨어진 뒤에야 반등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경제는 레이건 대통령이 들고나온 공급위주의 경제 정책인 소위 '레이거노믹스'로 연 평균 6%대의 안정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미국 경제의 2차 수축은 10년 전인 1990~ 91년에 나타났다. 1989년 1/4분기 이후 약 20개월 동안 경기가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걸프전 승리로 인기가 치솟았던 부시 대통령이 당시에만 해도 '무명 정치인'에 불과했던 클린턴(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판이었다.


"4~5월 증시 랠리 오래갈 것" 전망

전문가들은 최근 20년간의 추세가 이번에도 계속된다면 2001년 4~5월이 침체에서 반등으로 돌아서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김도현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주가가 S&P500 지수 기준으로 20% 이상 하락하고, 경기 상승세 둔화가 15~20개월 지난 시점에서 증시가 반등에 나섰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2001년 4~5월은 매우 흥미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S&P500 지수가 이미 고점대비 20%이상 조정을 받았고 경기 하락도 2000년 1/4분기 이후 16개월이 흘렀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역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4월말 통계청이 발표한 '3월중 산업활동 동향'자료는 한국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서도 나름대로 잘 버텨주고 있다는 느낌을 던져주고 있다.

3월에는 환율 및 금리가 급등하고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물가 또한 심상치 않았지만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상승하고, 경기동행지수의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드는 등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투자신탁증권 조봉래 연구원은 "경기가 어느 정도 바닥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4월말과 5월초에 나타날 주식시장의 랠리는 연초 랠리와는 달리 지속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미심쩍은 태도를 이유로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기관투자가들은 청산기회만 나타나면 프로그램 매물을 쏟아내고 있으며, 외국 투자자들 역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므로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가 시작된 이후 증시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연구원은 "상승기조에 대한 의견은 유지하지만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재미를 볼 '유망 업종과 종목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별로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거래소 시장의 경우 핵심 우량주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블루칩(초우량주)보다는 업종 대표주와 기술적으로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증권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세종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8%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고, SK텔레콤은 이미 보유한도가 소진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대투신증권은 "M&A 관련주와 중가 우량 실적호전주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거래소능 증권주, 코스닥은 블루칩에 관심

반면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은 핵심 블루칩으로 모아지고 있다.

즉 단기적으로는 순간적인 테마에 편승해 움직이는 개별 종목의 수익률이 높아 보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업종 대표주와 핵심기술주에 대한 투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SK증권은 "4월말 이후 대형 증권사의 코스닥 선물 거래 참여로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기관 투자자들의 코스닥 투자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기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업종 대표주와 핵심기술주의 상승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중에서는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 종목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유망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손보회사들이 떠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한, 리젠트화재 등 부실 보험사들의 퇴출이 임박한데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다시 이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70.1%수준에 머물다가 하반기 이후 계속 상승, 올 1월 80.4%를 기록했던 손해율이 다시 70%대 초반(2월 75.3%ㆍ3월 71.5%)으로 내려왔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손익분기점이 73.0%인 것을 감안하면 주요 손보사들의 경우 자동차 부문에서 다시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합병 본계약 체결로 매수청구가격(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매수를 요청할 수 있는 가격)이 각각 1만3,968원과 2만2,441원으로 결정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도 주목받는 종목이다.

특히 두 은행 모두 주가 상승여력이 큰 우량 은행인데다가 매수청구가격을 통해 국민은행은 1만4,000원, 주택은행은 2만4,400원 이하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주식을 사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므로 주가하락에 대한 부담없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현대문제와 합병잡음에 대한 우려감이 있는 2/4분기가 두 은행의 주식을 사는 적기가 될 수 있으며, 중기적으로 국민은행은 2만1,000원 주택은행은 3만5,000원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드컵과 자동차 사고

손해보험업종이 '월드컵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영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사고율이 2002년 열리는 월드컵 때문에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정부가 4월부터 안전벨트 의무착용을 위반할 경우 3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월드컵을 앞두고 교통단속을 강화, 손해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이미 지난해 12월 5.1%까지 상승했던 자동차 사고율이 4%대로 떨어지는 등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현상이 올림픽이 열렸던 1988에도 나타났다는 점. 실제로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일시적으로 자동차 2부제와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987년 8%대에 달하던 사고율이 88년에는 7%대까지 하락했다.

조철환ㆍ경제부기자 chcho@hk.co.kr

입력시간 2001/05/0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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