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비상] 댐 추가건설 ‘뜨거운 감자’

물부족 해결, 과연 유일한 대안일까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듯 일단 바다로 흘러간 물은 생활ㆍ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댐을 만들어 지표수를 묶어두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추가적인 댐건설 옹호론자들은 절약만으로는 물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반대론자들은 대체수단을 충분히 강구하지 않은 채 '극약처방'부터 내린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당초에 계획했던 28개 댐건설 계획이 잇달아 좌초되거나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중인 댐도 지자체간 대립과 갈등으로 장차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8개 댐건설계획 백지화 또는 표류

백지화된 대표적인 댐은 강원도 영월댐(동강댐). 이와 함께 강원도 운문암댐과 내림천댐 건설이 무산됐고 경북 군위 화북댐, 영덕 상옥댐은 설계단계에서 유보됐다.

건설 후보지로 선정된 낙동강 유역의 감천, 송리원, 이안댐과 섬진강 유역의 적성, 오례댐 등 16곳은 답보상태다. 조사단계에 있는 지리산 주변의 천평, 비량, 문정, 안의댐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사업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건설중인 다목적댐은 전남 장흥 탐진댐, 전북 진안 용담댐, 경남 밀양댐, 경남 울산 대곡댐 등 4곳. 이중 용담댐은 전북과 충남간 물분쟁으로 한차례 진통을 겪었다.

용담댐 건설로 하천 유지수량이 줄게된 대전지역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용담댐 건설을 둘러싼 물분쟁은 올 4월11일 전북과 충남이 물을 나누는 선에서 겨우 타협됐다.

현재 전국의 댐은 모두 1만8,403개. 이중 다목적댐은 소양강, 충주, 횡성, 안동, 임하, 합천, 남강, 대청, 섬진강, 주암, 부안댐 등 11개다. 생활ㆍ공업용수 전용댐이 15개, 발전 전용댐 10개, 나머지는 농업용댐이다.

댐은 댐높이 15m를 기준으로 '큰 댐'과 '소규모 댐'으로 나뉜다. 전국의 큰 댐은 모두 800개로 총 저수량은 120억톤. 이중 11개 다목적댐의 저수량이 100억톤을 넘는다.

다목적댐은 생활용수와 공업, 농업, 하천유지, 발전, 홍수조절 등 2가지 이상의 기능을 가진 댐으로서 규모가 크고 효용성도 높다. 건교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다목적댐을 건설할만한 입지조건을 가진 곳이 많이 남아 있다.

문제는 건설하려 해도 각종 반발로 인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 중요한 판단기준은 추가건설이 과연 유일한 대안이자 바람직한 방법인가에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부는 댐건설을 위해 국민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


댐건설 여부 놓고 치열한 공방전

댐건설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가장 신속한 물부족 해결 방안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6~9월 연강우량의 3분의 2가 집중되는 지리적 특성으로 봐도 댐건설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반대론자들은 그러나 정부가 '건설 강박증'에 빠져 물부족 해결의 앞뒤 순서를 바꿔놓고 있다고 주장한다.

습지파괴와 환경오염 방지 등 자연상태에서의 이용가능한 수량을 늘리려는 노력은 등한시한 채 댐부터 건설한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댐건설을 중환자의 생명을 임시적으로 유지시키는 앰플주사에 비유하고 있다.

물은 더 이상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물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2006년까지는 겨우 5년 남았다. 대규모 발전소 하나를 건설하는데는 7~8년이 걸린다. 댐을 건설하든 않든 남은 시간은 부족하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5/08 17:02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