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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56)] 로봇세상③ 인공지능

[사이언스 카페(56)] 로봇세상③ 인공지능

동물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모방한다고 무조건 로봇인가? 그렇다면 건전지로 움직이는 많은 장난감을 모두 로봇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다"라는 대답이 쉬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스스로 계산(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어떤 증거를 로봇에게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 팔, 인공 다리, 인공 눈, 인공 후각 등 각종 신체적인 기능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로봇을 가장 로봇답게 하는 것은 바로 두뇌의 기능이다.

여기서 두뇌는 단순한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조절기능 이상의 것을 말한다. 외부의 상황(눈, 코, 귀, 감각을 통한 인지)과 자신의 신체적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생각해서 가장 적절하게 신체를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다.

로봇의 뇌라면 단연 컴퓨터를 연상하게 되듯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바로 '인간의 뇌'라는 역설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로봇이나 기계의 지능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1950년 앨런 튜링이 처음 생각해 낸 것으로, 마가렛 보던에 따르면 인공지능이란 사고와 행동 내에 있는 지능에 관한 학문이다. 보통 로봇의 지능은 컴퓨터의 처리과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컴퓨터가 대표적인 인공지능의 수단이다.

인간과 컴퓨터는 크게 몇 가지 점에서 다르다. 먼저, 인간은 단어의 형태로 표현하는 자연언어로 대화를 하는 반면 컴퓨터는 0과1의 소집단으로 된 이진법으로 통신한다.

또 인간은 유전자, 컴퓨터는 연산이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행동과 느낌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에도 많이 의존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사람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뉴런은 또 1,000개 정도의 다른 신경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뇌는 약 100조개의 신경망을 구성하고 있는 셈이어서 엄청나게 다양한 기억을 한꺼번에 되살릴 수 있고 폭넓은 생각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의 기억은 하나의 방에 하나의 기억이 저장되고, 한번에 하나씩만 생각할 수 있으며, 1개의 기억 소자에 2~3가닥의 선이 연결돼 있을 뿐이어서 인간처럼 다양한 변이로 생각을 엮어갈 수가 없다.

컴퓨터의 이러한 단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5세대 컴퓨터로 불리는 '생물컴퓨터'다.

1,000분의 1초의 속도로 외부자극에 반응하는 인간 두뇌의 신경세포 연결을 토대로, 서로 연결된 수백만개의 소형 바이오 프로세서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 실현 가능성은 30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하나의 접근은 진화의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진화론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뇌가 현재의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수백만 년이 걸렸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그래서 미국 브란데이스대학과 같은 인공지능 연구팀들은 가상 현실에서 막대기와 작동기, 그리고 컴퓨터 케이블(신경)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진화의 요소를 가미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600 세대(컴퓨터상의 세대)이상 진화시켜 높은 지능의 가상로봇을 설계할 수 있다는 이론을 실험중이다.

분명 그 실현가능성은 아직 요원하다. 초당 1 Gbit(기가 바이트) 이상의 정보를 흡수하는 인간의 오감을 흉내내기 위해서, 로봇지능은 그에 상응하는 고도의 정보 흡수능력과 정보처리속도를 확보해야 한다.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부사령관 '데이터'에 상응하는 능력의 슈퍼컴퓨터(처리속도: 100 Tip/s, 기억용량:100 TB=MB의 백만 배)라야 가능하다는 이야긴데, 다시 이것을 인간의 뇌 크기로 만드는 기간을 고려하면 갈 길은 요원하다.

무엇보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처럼, 문제는 아직 인간의 뇌에 대한 이해도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처럼, 로봇의 진정한 존재 완성은 곧 인공지능의 완성이다.

이원근 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www.kisco.re.kr

입력시간 2001/05/0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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