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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

[출판]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

/ 이광주 지음

파리 국립도서관은 기원전 3350년에 제작된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 두루마기를 소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 동양학자가 나일강변 테베의 묘에서 발견한 이 유물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몇몇 영국왕립협회 학자들과 아담 학자들은 '세계 최초의 책 저자는 아담'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철학 천문학 법학에 능한 아담이 12권의 책을 썼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런 논쟁은 책이 오래 전부터 부와 권력과 지혜의 상징이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다. 인류 역사상 책 만큼 존귀하고 지적인 물건으로 여겨진 것도 없을 것이다.

한평생 책을 너무도 흠모해 온 한 노학자가 책에 부치는 찬사를 책으로 펴냈다.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한길아트 펴냄). '세계는 한 권의 아름다운 책에 이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말라르메의 말을 신앙 고백처럼 가슴 속에 담고 살아온 저자 이광주는 이 책에서 유럽의 문화ㆍ지성사를 통해 책이 지닌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다.

저자는 먼저 인류사에서 책이 차지하는 위상을 설명한다. 문자가 신성시 되던 중세시대 책은 신적인 존재와 같았다. 수도원에서 제작된 필사본에는 종이 대신 송아지나 양 가죽 같은 벨럼과 금 보석이 장식된 장정이 쓰였다.

이후 책은 부와 교양, 지혜, 권위의 상징으로 발전해 갔다. 당시 귀족들은 평생 20권, 대학교수나 학승(學僧)도 40권을 넘기 힘들었다. 당시 책 20권이면 일반 가옥 두세 채를 사고도 남았을 정도로 귀한 보물이었다.

저자는 속독가였던 나폴레옹이 전시에도 군영에서 신간을 받아봤으며 유배지 세인트 헬레나에서 지낼 당시 그의 재산 목록에는 프랑스어 라틴어 히브리어로 쓰여진 8,000점의 장서가 있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고 말한다.

또 구약성서에 나오는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으로부터 귀중한 사본을 받아 세운 도서관이 이비시니아(현재의 에피오피아)에 현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그는 책을 매개로 태동한 고급스런 살롱 문화도 소개한다. 17,18세기 프랑스 귀부인들이 주관한 살롱에서는 당대 최고 소설가나 시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가져와 낭독하는 문학 살롱의 형태가 유행했다.

그 곳에 모인 여성들은 뛰어난 미모와 지성, 화술이 능한 '벨 에스프리'들로 상류 특권 계급의 낭만과 품위가 흘렀지만 볼테르와 샤틀레 부인, 루소와 바랑 부인의 예에서 보듯 귀부인들간의 염문도 끊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고서적에 빠져 서점 주인이 된 스페인 성직자가 희귀본을 탐내 여러 소장가들을 살해해 교수형을 받은 이야기, 중세 1,000년전 사본 문화가 낳은 둘도 없는 최고의 초호화 미장본인 프랑스 베리 공의 시도서(時禱書ㆍhorae)등 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5/0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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