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클리닉] 마스터베이션

갑작스런 문화시장 개방 또는 성개방으로 성교육에 대한 대책이 없던 우리 사회는 마치 큰 일이라도 생길 듯 긴장해 있는 것 같다.

산부인과 간호사 출신의 한 여성 강사가 TV에서 '아우성'이란 프로그램으로 고군분투했던 기억은 있으나 그 실효성에 대한 검증은 불분명한 것 같다. 대중매체에서 재미와 교육적 가치를 곁들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는 없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비뇨기과 의사로 진료중에 만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성지식이 많기에 몇 가지를 간추려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청소년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자위행위에 관한 죄의식을 들 수 있다. 자위행위는 생리적 성욕의 자연스러운 발현으로,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에 가장 많이 시작하게 된다.

자위행위는 과반수 정도가 우연한 성적충동으로, 3분의 1정도가 친구, 영화 또는 잡지 등을 통해 알고 하게 되는데, 가정이 엄격할수록 빈도가 훨씬 높다. 일생동안에 남자는 90%, 여자는 60%이상이 자위행위를 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기혼여성의 55%가 결혼 후에도 자위행위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위행위의 경험 비율은 현재 남자가 높은 것으로 집계되지만 여성도 증가추세에 있어, 조만간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성개방이 여성에게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자위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인식된 점이 많기 때문에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자위행위를 죄악시하는 이유는, 대개 남몰래 하는 것에서 비롯되며, 성을 추잡하게 여기는 유교적 사고 방식, 사정으로 몸이 약해지고 머리가 나빠진다는 그릇된 인식, 그리고 그만두려고 해도 잘 안되는 데서 오는 자기 혐오감 내지는 열등감 때문이다.

즉 자위행위의 害惡(해악)은 그 행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백안시하고 죄악시하는데 있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자위행위의 횟수가 다소 지나치다고 해도 건강에는 의외로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자위행위를 함으로써 육체적으로 상쾌해지고, 생활에 의욕이 높아진다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자위행위시 주의해야 할 점은 남자의 경우, 음경자극이 행위의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너무 심한 자극은 간혹 음경피부의 부종 또는 요도자극으로 인한 배뇨시 요도의 작열감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자의 경우 음핵, 음순, 질입구, 유방 그리고 유두 등이 자극의 대상이 되는데, 가끔 외음부와 질의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간혹 자위행위로 남녀 모두 요도를 자극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자위행위의 도구로 바늘, 핀, 볼펜심 등을 사용하다가 방광으로 들어가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이럴 경우 내시경을 이용하여 제거해야 하고, 자칫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해야 한다.

남자건 여자건 자위행위를 처음 했을 때는 그 횟수가 잦기 쉬우나 대부분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어느 시기에 이르면 자연스레 조절이 되므로 지레 겁을 먹는다거나, 아예 금지하려고 애를 쓰지않는 것이 좋다.

몽정(夢精)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문의해오는 청소년들이 있다. 몽정은 이성과의 성행위 없이 정액 혹은 그 비슷한 분비물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유정(遺精)이라고도 하며, 여성의 경우 성몽(聖夢)이라고 말한다. 야간에 나타난 경우를 야간유정, 낮에 나타나면 주간유정이라고 한다. 남자가운데 83%가 유정을 경험하는데, 이는 자연적이고 생리적인 현상이다. 마치 그릇에 물이 차면 넘치듯이 생식기관이 완전히 성숙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성은 70% 정도가 성몽을 경험하고, 그중 40%가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미혼녀의 경우는 자위행위가 원인일 수 있으며, 기혼녀의 경우는 성관계에서 만족감을 못 얻는 경우나 장기 금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정 자체는 생리적인 것이지 병적인 것은 절대로 아니나, 다음의 경우들은 병적인 것으로 분류된다. 우선 생리적인 유정으로 보기에는 횟수가 너무 잦아 매일 밤 또는 그 이상인 경우와 배뇨시 또는 배변시 유정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남자의 병적 유정은 정낭을 자극하거나 후부요도를 자극하는 경우가 원인으로 작용한다.구체적으로는 잦은 성교 중단, 승마, 사이클, 후두요도의 염증(전립선염), 직장기생충 등이 있으며, 너무 잦은 자위행위 때문에 사정관에 충혈이 와 유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병적인 경우에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장광식 강남비뇨기과 원장

입력시간 2001/05/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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