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象과 체질](7) 음식과 체질①

체질대로 식사를 하라고 하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편식을 주장하느냐"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물어볼 말이 있다.

지역적으로, 또 풍속에 따라 먹지 않는 음식들은 편식에 속하는가 아닌가? 편식의 의미를 먹는 음식과 안 먹는 음식으로 나눈다면 동양인과 서양인의 편식의 기준은 매우 애매해진다.

우리 나라에서 치즈나 버터 등 유제품을 즐겨먹은 지가 오래되지 않은 것처럼 서양인들도 동양의 발효 음식들을 접한 지가 그리 오래지 않았다.

결국 편식이란 불균형한 영양소의 편중으로 비롯되는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체질대로 먹자는 것은 불균형한 영양섭취를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른 영양소를 체질에 맞게 재편성하자는 것이다.

대략 음식을 분류할 때는 보통 영양소에 따라 나누게 된다.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염류, 비타민 등. 그리고 우리 몸에 필수 영양소가 있고 부족하거나 지나치면 증세(부작용)를 일으키는 영양소들이 있다.

결국은 개인마다 원칙적으로는 맞춤 영양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맞춤 영양식을 권하는 영양학자들은 모발, 혈액, 소변 등을 검사해서 부족하거나 지나친 영양소들을 검증해 응용하기도 한다. 체질적인 고려까지 더한다면 최선의 방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 예로 어떤 사람이 빈혈에 단백질 종류가 부족하다면 현재까지의 식이섭생은 철분, 엽산, 고단백질 음식을 찾아서 전체 음식의 균형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좀 더 강화하는 노력을 해왔다. 체질을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표적인 종합영양음식으로 동물의 간이 손꼽힌다. 특히 빈혈일 때 매우 좋은 음식인데, 소음인의 경우는 돼지간이나 소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없어서 못 먹는 지경이라면 모르지만 소음인은 가급적이면 닭간이나 염소간이 좋다.

또한 소양인이라면 돼지간이 좋고 태음인이라면 소간이 좋다. 그 이유는 일단 전제인 편식을 피하는 동시에 부족한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이 되며 체질적인 장단점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인데, 소음인이 평소 육식을 좋아한다면, 혹은 육식의 소화에 큰 탈이 없다면 빈혈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소음인이 빈혈이 올 정도라면 그의 위장은 철분과 엽산 등의 흡수에 많은 장애를 겪었다는 증거가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빈혈개선제는 육식을 평소에 꺼리던 소음인들에게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영양제중의 하나이다. 그러한 소음인들에게 굳이 권한다면 닭간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황록색 채소류들을 살짝 데쳐서 복용하고 우거지 나물국 등을 수시로 복용해야 위장장애도 극복하고 효과적인 철분 섭취도 가능할 것이다.

효과적인 체질식을 하면서 고른 영양식을 하려면 각 체질에 잘 맞는 음식을 알 필요가 있다.

소음인은 찹쌀 쌀 마늘 부추 생강 시금치 양배추 양파 카레 피망 고추 도미 농어 닭고기 양고기 등이 몸에 잘 맞는다. 만약 병약하다면 집중적으로 찾아 먹을 필요가 있다.

평소 육식위주의 식단을 즐기던 사람이 병에 걸렸다면 그는 상당기간 채식위주로 식단을 구성해 체질식을 응용할 필요가 있으며, 평소 채식위주의 식단을 고집한 사람이 병이 났다면 적당한 육식을 더하되 체질에 맞게 해야 한다.

소양인은 가지 녹두 바나나 상치 오이 청어 송어 돼지고기 엿기름 배추 딸기 등이 잘 맞는다. 매우 적은 수를 권하는 이유는 체질식에서 안 맞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태음인은 대두 콩나물 땅콩 매실 살구 무 호박 밤 호도 현미 쇠고기 고구마 대구 등이 잘 맞는다. 태음인은 소음인이나 소양인의 음식을 함부로 지속적으로 고집하면 다양한 성인병에 노출된다. 닭고기 돼지고기가 중풍에 영향을 준다는 속설은 태음인을 두고 나온 말이다.

그러면 가급적 피해야 하는 음식은 어떤 것인가. 소음인은 밀가루 보리 돼지고기 우유 바나나 오리 가재 게 굴 새우 가지 참기름 꽁치 치즈 엿기름 등은 건강할 때 매우 적은 양은 괜찮으나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인스턴트 등의 인공조미료 함유 음식도 독약이다.

소양인은 닭고기 장어 고추 후추 오렌지 강낭콩 감자 마늘 파 등은 피할수록 좋다.

소양인과 소음인의 음식 섭생 개념은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태음인은 문어 게 새우 돼지고기 닭고기 굴 고추 후추 생맥주 장어 청어 감 포도 등으로 소음인 소양인의 음식중에서 그 성미가 강한 것들로 구성된다.

당뇨환자를 예로 든다면 소양인은 꽁보리밥에 오이무침 흰배추국 기름 뺀 돼지고기 상치 녹두전 가지무침 바나나 딸기 등의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을, 소음인은 찹쌀밥에 파전 닭죽 구운 마늘 도미탕수 장어구이 귤 생강차등이, 태음인은 잣죽 소고기국 된장국 두부 콩나물 현미밥 무나물 등을 각각 권한다.

장현진 한성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2001/05/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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