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클리닉] 고개 숙인 남성

발기 또는 성적인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 자존심 상하는 일은 남성들에게 없을 것이다.

의사를 찾거나 고백하는 것조차 창피해 한다. 상담시 다른 사소한 문제로 찾아온 듯하다가 본론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아침 발기는 쉬운데 정작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면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열정적인 전희 도중 발기가 되지 않는다든지 발기됐던 성기가 갑자기 축 늘어질 때 남성들이 느끼는 치욕감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성들은 성적인 흥분이 달아오르지 않더라도 관계를 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흥분에 겨운듯 몸을 떠는 연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풍선에 바람이 빠진 남성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야구경기에서 각광받는 강타자가 만루역전 찬스에서 삼진아웃 당하는 맥빠진 경우와 별로 다를 바 없다.

당사자는 물론 팬들도 힘이 빠지게 된다. 그렇다고 바람 빠진 풍선으로 있어서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므로 과감한 탈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남성 성기능 장애에 대한 개략적 내용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성기능 장애는 전체 남성 인구의 약 10%인 12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크고 작은 발기부전 증세를 가지고 있다.

또 발기 부전증 환자의 80%가 기질적 원인을 가지고 있으나 모두가 심각한 정도의 치료(혈관 재건술 등)를 요하는 환자들은 아니다.

남성 기능이 예전과 같지 않고 성욕도 없다면서 남성클리닉을 찾는 40~50대 남성들의 약 60% 정도가 검사를 해보면 신체적으로 특별한 질병이나 이상 소견이 없다.

남성 호르몬도 정상범위를 보이며 신경학 검사도 정상이다. 발기 검사를 해보면 음경동맥과 정맥기능 등이 정상 범위를 나타내거나 약간 저하되어 있고 음경 근육도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발기력이 저하되어 있는 남성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평소의 건강도를 체크해보는 간단한 요령은 다음과 같다.

식욕, 쾌변, 피로감, 시력, 체중증감, 술맛, 담배맛 7가지중 3가지 이상이 마이너스이면 재충전 또는 리듬있는 생활 패턴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발기부전을 초래할 수 있는 원인요소, 즉 고혈압, 갑상선 질환, 당뇨병 등의 지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에 대한 꾸준한 치료도 병행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자연과 동화(同化)하는 방법, 즉 신토불이식(身土不二食)으로써 서양가공식 또는 음료보다는 우리의 현미, 보리, 콩 등 전통 음식을 섭취함이 좋다. 아울러 필자는 일소오다(一少五多)를 권하고 싶다. 소식(小食), 다동(多動), 다설(多泄), 다휴(多休), 다접(多接: 규칙적 부부관계), 다망(多忘: 스트레스를 잊는 것)이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잊고 정신 건강을 도모하기위한 방법으로 댄디즘(Dandyism)적 태도를 취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댄디즘은 마음과 외모를 젊고 멋스럽게 치장하여 자신있게 살고자 하는 자기표현 방법인데 꿩이나 공작 등의 수컷이 발정기때 한껏 깃털을 부풀리며 자기를 과시하는 일종의 으스대는 방법으로써 기질적 원인이 없는 심인성 발기부전 환자들에게는 상당히 효과적이다. 정력제나 회춘약은 낭비일 뿐이다.

이상과 같은 일반적인 방법을 시행해 보아도 효과가 없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필요한 검사나 처치를 받아야 한다.

만약 가벼운 정도의 발기장애를 호소하는 40~50대 남성이라면 충분한 면담후 외래에서 간단한 혈액 검사와 발기 유발검사 및 음경 혈류를 알아보는 도플러 검사만으로도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고 동시에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남성들에게 발기를 유발시켜주는 자가 주사 방법이 비용적인 측면과 효과면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또는 기타 발기부전을 일으킬만한 지병이 없는 환자는 몇 번의 자기주사 요법으로 성공적인 성관계를 가진후 자신감의 회복과 함께 치료가 되어 자가주사의 도움없이도 성관계가 가능해지게 된다.

이는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음경내 미세혈관들이 약물에 의해 확장되면서 산소공급이 원활해지고 발기에 필수적인 산화질소의 생성이 잘되니 발기력이 좋아진 것이다.

그리고 이전의 반복되는 실패로 인한 불안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을 회복한 것 또한 발기력 향상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큰 통증없이 주사하는 '패니파워' 라는 자동주사 요법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발기부전의 다른 치료법으로는 비아그라 등의 먹는 약을 복용하는 방법과 음경보형물 삽입수술 등이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먼저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하며 최근 눈부시게 발전된 남성의학의 여러 치료 방법중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전문의와 상의해서 선택한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만족스러운 성 생활을 할 수 있다.

장광식 강남비뇨기과 원장

입력시간 2001/05/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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