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공룡은 내 친구"

■ 석기 소년 또로

/ 맹상수 글ㆍ그림

무한한 상상력과 자유로운 동ㆍ식물의 의인화는 만화가 지닌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다. 그래서 만화에서 다소의 과장과 논리적 비약은 재치 있는 위트와 유머 속에 그냥 녹아 버린다.

미래 사이보그들의 황당한 우주 세계를 그리든, 수만년전의 원시 시대를 다루든, 누구도 그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논리를 요구하지 않는다. 작가가 구축한 그 세계를 존중하고, 그 세계의 논리 대로 모든 것을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이 만화다.

그래서 원시 공룡 시대는 그간 만화의 단골 소재가 돼 왔다. 집채 만한 공룡의 세계와 그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사랑은 만화 작가들에게는 흥미로운 소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작가 맹상수가 소년동아일보에 연재하고 있는 '석기소년 또로'(시공사 펴냄)도 이런 원시 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호기심 많지만 착하고 순수한 성품을 지닌 소년 또로가 주변 친구나 공룡과 어울리면서 생기는 잔잔한 이야기가 이 만화의 주 테마다.

타고난 장난기를 가진 또로는 항상 자신 곁을 떠나지 않는 애완 공룡인 따구, 허영기가 조금 있지만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소녀 요요, 둔하지만 의리가 있는 먹보 뚱치 등과 어울리며 살아간다.

또로에게는 단순ㆍ무식한 성격이지만 마음씨가 여린 아버지와 다소 히스테리컬한 어머니, 방랑자 기질의 삼촌이 있다. 이들 어른들은 천진난만하기 그지없는 또로와 또로 친구들의 엉뚱한 행동을 감시하지만 결국에는 따뜻한 사랑으로 이들을 감싼다.

이 만화는 거대한 공룡이 나오는 식의 짜릿한 스릴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빈부의 격차도, 호사한 꾸밈도 없는 원시 사회에서 한 가정이 겪는 소박한 생활상을 유머러스 하게 그리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이다. 그림도 초등학생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그려졌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5/24 19:22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