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베르사이유의 장미

/ 이케다 리요코 글ㆍ그림

최근 사회 전반에 부는 복고 바람이 만화 시장에서도 그 기세를 꺾을 줄 모르고 있다. 일반 서적에 고전이 있듯, 청소년 만화에도 권장할 만한 '고전'이 있다. 이미 경험한 세대에게 고전은 추억이지만, 새롭게 접하는 신세대들에게 고전은 새로운 유행의 '고전'이다.

1970년대 후반 국내 소녀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 잡았던 대표적인 순정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최근 복고 바람을 타고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마리 앙투아네트'에 감명을 받은 일본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가 1972년 펴내면서 일본에서 한차례 순정 만화 붐을 선도했던 작품이다.

이 만화는 1,200만부라는 경이적인 단행본 발행으로 당시 순정 만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이 만화는 18세기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왕실을 배경으로 한 창작물이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약간의 윤색이 된 곳도 있지만 실제 역사에 충실하게 쓰여졌다.

오스칼 앙드리를 비롯한 자르제 가문의 사람들은 가공 인물이지만, 오스칼의 아버지는 레니에 드 쟈르제라는 실제 장군을 모델로 삼았다.

이 때문에 1980년대초 국내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세계사 교과서로 배운 것 보다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읽어 유럽의 역사를 더 많이 알게 됐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당시 여학생들의 대부분이 이 만화를 보았을 정도로 공전의 인기를 누렸다.

이 만화가 히트를 치게 된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들의 구미에 맞는 인물과 상황 설정 때문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남녀 모두 선망의 대상인 유럽 왕실의 공주와 귀족들이다.

화사한 의상과 수려한 용모를 가진 왕실의 청춘 남녀의 사랑을 다룬 감동적인 로맨스는 사춘기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여기에 역사적 사실이 함께 채록되면서 순정 만화의 대표작이 될 수 있었다. 10대 소녀들에게는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만한 작품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5/29 17:47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