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무대에 오르는 3色 3聲 3女

■ 이은미, 한영애, 오소영 콘서트

이은미 한영애 오소영. 개성 있는 실력파 여가수 세 명이 잇달아 라이브 무대에 오른다. 저마다 색깔도 다르고 음악적인 지향이 뚜렷, 가요계의 평가는 물론 라이브 공연을 좋아하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들이다.

얼마 전 인터넷 상에서 서태지가 가요계에 남긴 부작용을 우회적으로 언급, 화제가 되고 있는 가수 이은미가 6월2일 오후 4시30분/8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정규 음반으로는 3년 만에 내놓은 5집 음반 발매를 기념해 마련하는 무대다. 신곡 위주로 꾸며질 이번 무대는 '노블레스 콘서트'라는 제목에 맞게 기존에 그가 보여 주었던 자유와 열정을 품격과 기품으로 새롭게 포장해 내놓은 새 음반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급스런 무대를 꾸미는 데도 전에 없이 공을 들인다고 한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진짜 가수"라는 평소 그의 신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무대이기도 하다. (02)574-6882

6월6일부터 10일까지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열리는 한영애의 무대도 이은미 공연만큼 볼만 하다. 콘서트를 종합무대로 보고 매번 공연마다 일정한 컨셉을 강조해온 그의 이번 공연 제목은 '클럽 5+'. 무대와 객석 간의 교감을 강조하는 클럽의 분위기와 그가 이번 달 발매 예정인 비정규 음반 '한영애 5+'의 분위기를 동시에 연출한다.

공연 장 로비에 간단한 음료도 마련된다. 레퍼토리는 1999년 발매된 한영애의 지난번 음반 수록곡과 새롭게 발표되는 노래 위주로 꾸며질 예정. 포크, 록, 블루스, 발라드에서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자기 색깔을 잃지 않는 한영애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02)1588-1555

또 한 사람의 가수는 신예 오소영. 6월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자신의 첫 번째 콘서트를 갖는다. 1994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고 지난 2월 첫번째 음반 '기억상실'로 데뷔한 그는 모처럼 등장한 포크 계열의 여성 싱어 송라이터다.

자신의 음반 전곡을 작사 작곡하고 어쿠스틱 기타 연주까지 해냈다. 오소영의 가장 큰 매력은 예사롭게 흘려 들을 수 없는 노랫말과 독특한 음색에 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관계의 단절을 주로 노래한 그의 가사는 마치 일기장을 공개하듯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와 어우러지는 목소리는 담담하면서도 묘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가수로서 가장 흥분될 순간인 첫 라이브 콘서트를 위해 오소영은 '기억상실' '덜 박힌 못' '바람' '겁쟁이' 등 1집 수록곡과 함께, 사라 맥러클란, 에이미 만 등 그가 좋아하는 외국 가수들의 노래를 준비하고 있다.

(02)525-6929

『 시사실 』


◆ 진주만

'탑 건+라이언 일병 구하기+타이타닉'

6월1일 개봉하는 영화 '진주만(원제 Pearl Harbor)'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라면 이렇다. 각각의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많으니 진주만은 그 3배나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마게돈' '더 록' 등을 만든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이 할리우드 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확실히 주인공인 파일럿들의 벌이는 아슬아슬한 공중전이나 일본군의 기습작전에 의해 초토화되는 진주만의 미국 함정들, 그 속에서 죽어가는 3,000여명의 아비규환을 아주 오래, 극사실적으로 그린 장면들은 보는 이의 눈을 휘둥그레 만든다. 하지만 그뿐이다. 볼거리에 압도당하기는 하지만 극적인 재미는 없다.

'진주만'은 1941년 일본의 하와이 침공을 다루고 있다. 미국이 만들었으니 당연히 미국 중심의 사고 방식으로 그려졌다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영화는 역사적 사실의 극적 재현에 있어 재미나 의미 어느 것에도 충실하지 못하다.

또 전쟁이라는 사실과 삼각관계라는 허구의 엇갈림은 보는 이를 산만하게 한다.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두 명의 파일럿(벤 에플렉, 조시 하트넷)과 간호장교(케이트 베킨세일)라는 설정도 그렇지만 전투 중 죽은 줄 알고 애인의 친구와 사랑에 빠진 간호사 앞에 다시 전 애인이 나타나 갈등한다는 줄거리는 너무 뻔한 이야기다.

미국의 용기, 2차 대전에서 세계를 구한 미국의 위업을 자랑스러워 할 미국인이 아니라면 후한 평을 주기 힘든 작품이다.




[클래식]



ㆍ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원전 연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자신이 만든 연주단 '아카데미 오브 에이션트 뮤직'을 이끌고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원전 연주란 연주자의 해석 대신 고악기는 물론, 그 음악이 만들어진 시대의 양식과 작곡자의 의도 등 당대의 음악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을 말한다.

연주 곡목은 모차르트 후기의 3대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39, 40, 41번이다. 현대의 감각으로 재해석된 곡들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전한다. 6월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580- 1300


[국악]



ㆍ 이준아

이준아 국립국악원 정악단 수석이 스승인 황병기 이화여대 교수의 정년 퇴임을 기념하여 '즐거운 편지'라는 제목으로 헌정 공연을 마련한다.

공연은 '청산리 벽계수야' '국화 옆에서' 등 황병기가 만든 정가 작품으로만 꾸며지며 이준아의 독창 외에 김상준의 대금 독주, 한국 정가단의 합창도 곁들여진다.

이번 연주회를 위해 황병기가 서정주의 시에 곡을 붙여 새로 지은 '추천사'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6월1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02)764-6546


[연극]



ㆍ 품바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작가 김시라를 추모하며 그가 만든 '품바'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1981년 초연된 '품바'는 광주민중항쟁 등 시대와 민중의 요구를 사설과 타령으로 풀어낸 스테디 셀러 1인극.

이번 공연에는 역대 품바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박동(3대), 김기창(7대), 최성웅(9대), 선욱현(14대) 등이 함께 출연해 각 장 마다 놀이, 창, 춤 등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대를 꾸민다. 고수는 김태형과 김승덕이, 악사는 김재철과 박무영이 맡는다. 6월6일부터 21일까지 동숭 아트 센터 동숭홀 대극장. (02)3674-0110


ㆍ 한여름 밤의 꿈

극단 유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한여름 밤의 꿈'을 '우리 슬픈 이야기'라는 부제로 무대에 올린다. 이미 널리 알려진 고전이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보편적인 주제와 높은 극적 완성도를 가진 작품을 통해 오늘날 사람들이 겪는 문제들을 생각해보고자 했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새로운 형식이나 해석 보다 원작에 충실하려 했다고. 연출 임형택, 예술감독 유인촌, 권성덕 정규슈 임성민 박동빈 등이 출연한다. 7월1일까지 유시어터. (02)3444-0651


ㆍ 물속에서 숨쉬는 자 하나도 없다

박근형 작, 연출의 비극.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던 한 쌍의 남녀가 저수지 여관을 찾는다. 여관에는 낚시꾼을 상대로 몸을 팔며 여관을 벗어날 꿈만 꾸는 어린 창녀와 하는 일 없이 배달부에게 화풀이 하며 소일하는 건달이 살고 있다.

각자는 저마다 처한 절박한 현실로 인해 괴로워 한다. 꿈도 미래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최정우 천정하 윤제문 정희정 정유미 형영선이 출연한다. 6월17일까지 대학로 강강술래 소극장. (02)762-0810


ㆍ 용띠 위에 개띠

'용띠 위에 개띠'가 5월26일로 2차 공연 1년을 맞았다. 1997년 1차 공연까지 합하면 21개월째 장기 공연 중이다. 그동안 전국에서 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용띠 위에 개띠'는 이만희 작, 이도경 연출로 52년생 용띠 만화가와 58년생 개띠인 잡지사 기자가 벌이는 사랑 싸움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불 좀 꺼주세요'로 이만희와 호흡을 맞추었던 이도경 박은주가 출연한다. 대학로 이랑 씨어터에서 평일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30분/6시30분. (02)766-1717


ㆍ 수원 화성 국제 연극제

2001 수원 화성 국제연극제가 6월1일부터 10일까지 수원 장안공원과 청소년문화센터, 경기도 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1996년 수원성 축성 20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수원 국제 연극제는 올해도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 해외 극단들과 전주시립극단, 극단 촌벽, 극단 뮈토스 등 국내 극단들이 참가하고 '난타'의 환 퍼포먼스를 비롯, 김현숙 무용단, 이영재 마술, 창무회, 김백기 퍼포먼스 등이 다양한 부대 행사를 벌인다. 자세한 문의는 (02)3673-5575

[전시]



ㆍ 사운드 디자인

주한영국문화원은 6월7일부터 7월6일까지 서린동 SK 빌딩 내 아트센터 나비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음악산업과의 관계를 조명하는 '사운드 디자인' 전시회를 연다.

영국의 '디자이너스 리프블릭'이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브리 포웰, 로저 딘 등 영국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15명이 제작한 핑크 플로이드, 예스, 섹스 피스톨스, 펄프, 비요크 등 유명 가수들의 음반 자켓 75점을 음악과 함께 볼 수 있다. 소리를 이용한 설치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김기철이 조성과 소리 설치를 맡았다. (02)3702-0625


ㆍ 최만린 회고전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1세대 작가인 최만린의 회고전이 6월17일까지 열리고 있다. 자연과 우주의 운행 원리인 조화와 그 근원 형상 등 동양정신의 구현에 천착해 온 최만린의 이번 전시회는 회화와 설치 미술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는 한국 조각을 조각이 만들어내는 공간형태와 최만린이 추구한 한국적 미학을 통해 미술사적으로 되짚어 보기 위해 마련되었다. 해방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는 그의 조각 90여점과 드로잉 30여점 등이 전시된다. 호암 갤러리. (02)750-7838

[비디오]



ㆍ 커밍 아웃

호머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195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동성에 대한 가치관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지를 다룬 작품. 동성애자로 오인 받아 군복을 벗게 된 여군과 게이라고 커밍 아웃을 한 다음 학생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고등학교 교사, 주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리는 게이 커플 등 세가지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도나 다이히 감독, 브리트니 머피, 스티븐 웨버, 에릭 스톨츠, 미미 로저스 등 출연. 6월4일 출시 예정.

입력시간 2001/06/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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