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등소평을 통해 본 중국의 근·현대사

■ 불멸의 지도자, 등소평

21세기 중국의 힘은 어디까지 이어질까.불과 10년전만 해도 저개발 후진 사회주의 국가에 머물었던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세계 정치 군사 경제의 양대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이제 소련 연방 붕괴 이후 세계 유일의 경찰 국가이자 경제 초강대국을 자임하는 미국의 카운터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21세기 중국이아시아의 맹주를 넘어 세계 정치와 경제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10년간의 호황을 누리던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심각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중국은 꿋꿋하게 고도 성장을 이어가며 그들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부활에는 등소평(鄧小平)이라는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등소평은 문화대혁명이라는 집단적 광기 속에 빠져 있던중국에 개혁과 개방의 물꼬를 터줌으로써 오늘날 중국식 사회주의의를 만들어 놓은 선구자다.

위기의 시대에 보여준 그의 예지와 강한 실천력은 오늘날그를 ‘인민의 아버지이며 중국의 아들’로 중국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만들었다. 중국 최근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등소평을 빼놓고서는 단 한 줄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그의 위치는 막강하다.

이런 시점에서 등소평의 일대기와당시 시대상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불멸의 지도자 등소평’(김영사 펴냄)은 그의 막내 딸이자 비서실장 겸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던 등용(鄧榕)이 본 아버지이자 위대한 중국 지도자 등소평에 대한 이야기다.

1966년부터 10년여간 중국 대륙을암흑으로 몰아넣었던 문혁의 발발 동기에서 권력층 내부의 음모와암투, 모택동 사망, 그리고 1977년 등소평의 재복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최근세사가 생생하게 수록됐다.

존경하는 인민 지도자로서 등소평의 정치적고뇌와 더불어 딸로서 느낀 부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함께 엿볼 수 있다. 방대한 사료적 가치 뿐아니라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감동도 느낄수 있다.

특히 저자는 문혁 초기 아버지 등소평을 비롯한 중앙 권력인사들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임표(林彪)의 음모에 빠진 모택동(毛澤東)이추진했던 문혁의 실체와 당시 물밑 진행 과정을 눈치 채지도, 이해 하지도 못했다는 개인적 판단과 같은 해설을 곁들여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1967년 아버지 등소평이 유소기와함께 주자파(走資派)로 몰려 가택 연금을 당했던 일, 그리고 이후 어머니 탁림(卓琳)과 아버지가 강서성 남창 근교 트랙터 수리제조 공장 노동자로배치돼 3년간 사상개조 단련을 받았던 이야기 등도 소개한다.

또 큰 오빠 박방(朴方)이 홍위병에 의해 반신불수가 되고 남은 가족들은 모두 시골로쫒겨 가 반동분자의 자식이라는 굴욕적 탄압을 받아야 했던 처절한 고백도 담겨 있다.

그리고 모택동 사후 오뚝이처럼 중국 최고 지도자에 올라1978년 12월 누구도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던 중국의 개혁ㆍ개방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간 등소평의 남다른 예지와 카리스마도 설명한다.

또이 과정에서 발생한 극심한 인플레(1988년), 천안문 사태(1989년) 등을 해결해 나가는 지도자 등소평의 인물평도 들어 있다.

중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견제가더욱 고조되는 요즈음 중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학구파에서, 중국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준비 중인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한번쯤 탐독해 볼 만한 살아 있는중국 역사서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6/12 18:59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