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 애니메이션] 리얼(REAL)

/ 다케히코 이누우에 글ㆍ그림

스포츠는 국내에서 꾸준히 인기를끌고 있는 만화 소재다.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와 스포츠 특유의 승부욕과 경쟁 의식, 그리고 그 속에서 싹트는 우정과 감동은 남성 만화 애호가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매력적이다.

야구를 소재로 한 ‘공포의 외인구단’과 농구를 소재로 한 ‘슬램덩크’가 공전의 히트를 쳤던 것도 바로 이런 연유다.

‘슬램덩크’의 저자 다케히코 이누우에가 쓴 ‘리얼(REAL)’은 슬램덩크와 같이 농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만화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간 소외되어온 장애인들의 휠체어 농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표작 ‘슬램 덩크’에서 보여 주었듯 이노우에는 이 작품에서 농구에 대한 편집증 같은애착과 정열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고교 생활에 염증을 느껴온 노미야토모니는 오토바이 사고로 한 여학생을 불구로 만든 뒤 학교를 그만 둔다. 학교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농구를 할 수 없게 된 사실로 괴로워하던 노미야는우연히 한쪽 다리를 잃은 토가와 키요하루를 만난다.

토가와는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휠체어 농구를 통해 삶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인물이다.길거리 농구를 매개체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친숙해진 두 사람은 어느날 호주에서 온 휠체어 농구 선수 미즈루 나가오에게 참패를 당하고는 스스로의한계를 실감하며 다시 방황한다.

한편 고교 농구부의 주장으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타카하시가 어느날 교통 사고로 하반신 불구 판정을 받는다.동병상련의 세 청년은 휠체어 농구를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아간다.

이 작품은 심적인 죄책감이나 육체적문제로 장애인이 된 젊은이들의 절망과 우정, 승부를 다뤘다는 점에서 여느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우선 주인공의 반항아적 기질이 불순해 보이지않는다. 스스로의 절망에서 빠져 나오려는 몸부림은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준다.

특히 기존 ‘공포의 외인구단’식의 스포츠 만화에서 나오는 비현실적인 과정이 없어 더욱 현실적 넘치며인간적인 체취를 풍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6/12 19:01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