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가뭄에 탄 농심, 수해로 주저앉을라

한반도가 메말라 가고 있다. 타들어가는 논밭을 보는 농심(農心)은 애간장이 녹아내린다.

농심의 아픔을 나눔으로써 덜어주기 위해 공무원은 물론 전방의 장병들까지 물대기로 밤을 새우고, 동이 난 양수기를 대신해 레미콘 차량까지 동원되고 있다.

국민들도 십시일반의 대열에 앞다투어 참여하고있다. 모처럼 한마음이 된 듯하다. 정치인들까지 말(정쟁)을 줄이고 물을 찾아 나선다고 하니 더 없이 보기가 좋다.

이 시점에서 수해를 걱정한다면 기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된다. 장마가 바짝 다가오고 있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다.

이달 19일께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하는 장마전선은 24일께중부지방에 상륙한다고 한다. 240~400㎜ 의 집중 호우도 예상된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빨리 장마라도 와야 해갈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말 못할 고민이 있다. 가뭄 해소에 총력을 투입하다 보니 지난해 수해이후 계속 해오던 둑이나 제방 등의 보강 사업 등이 거의 중단됐기 때문이다. 집중호우가 있을 경우 ‘가뭄에서 곧바로 수해로 이어질 공산이 없지 않다’는 걱정이다.

올해 가뭄은 유달리 혹독하다. 가뭄이 혹독하다고 해서 당장 닥칠 수 있는 수해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가뭄과 수해를 연례행사처럼 겪어왔다. 문제는 가뭄이 깊을수록 수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모처럼 형성된 국민의 집결된 힘을 ‘두마리 토끼(가뭄과 수해)를 잡는 방향’으로 십분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가뭄이 위기라면 집결된 힘은 기회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6/12 20:29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