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리허설, '절반의 성공'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02년 월드컵의 리허설을 겸한 대회였다. 한국축구가 4강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회운영 측면에는 합격점을 받았을까.

참관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은 대회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합격점을 내렸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수준과 태도. 대구 개막전을 지휘한 월트 지버총감독관은 “자원봉사자들의 훈련이 덜 된 것 같다. 열정은 느껴지지만 제 역할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 특히 외국어 구사능력이 떨어졌다”고 따끔하게 비판했다.

키스 쿠퍼 FIFA 홍보국장역시 “업무 이해도가 부족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놓고 경기에 빠져 한 눈을 파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고 지적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힘든 일은 기피하고, 대가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에 대해 황인평 월드컵 조직위 인력부장은 “월드컵에서는 10개월의 교육기간이 있으므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대회 주관단체인 대한축구협회와 월드컵 조직위, 개최도시간에 업무분장과 의견조율이 제대로 되지않아 대회운영에 혼선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복차림의 경찰관들이 많아 축구팬들에게 너무 위압감을 준다는 항의도 FIFA측에서 제기했다.

교통면에서는 대중교통 및 셔틀버스의 부족과 긴 배차간격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울산의 경우 9시 이후에는 택시가 끊기는 바람에 관중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시내쪽으로 3Km를 걸어나와야 했다. 수원의 경우는 아직 주요 간선도로가 완공되지 않아 경기장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기도 했다.

관중 동원 문제도 지적됐다. 울산에서는 3~4위전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무료입장을 시켰고, 대구에선 교육청과 관청에 표를 떠맡기기도 했다. 또 경기장 별로 쓰레기가 15톤에서 20톤씩 쏟아졌다. 축구 팬들의 적극적인 협조없이는 개선될 수 없는 문제점들이다.

유승근 체육부 차장대우

입력시간 2001/06/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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