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클리닉] 전립선염- 탈출구는 없는가? ①

지난 수십년간 현대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신비에 싸여있던 인간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냈다. 최근 완성된 인간 게놈 지도는, 다소 섣부른 전망이긴 하지만 그간 손댈 수 없었던 여러 유전성, 선천성 질환을 비롯해 암 등 불치병의 예방 및 치료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리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아직 사소한 '전립선염' 하나를 흔쾌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니, 분명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전립선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길이 3㎝, 폭 4㎝, 무게 18g에 불과한 이것은 꼭 밤처럼 생겼다.(그림) 정액의 액체 성분 가운데 약 1/3 가량을 생성, 배출하는 일을 주로 하는 남성 부속기관이다.

의학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이제는 전립선이라는 세 글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많은 남성들이 한번쯤은 전립선 질환으로 고생을 하였거나 현재도 고생중이라는 얘기다.

다음의 몇 가지 실례들은 인터넷 의학 Q & A 코너에 오른 질문들인데, 가장 일반적인 전립선염 증상을 호소하는 것들이다.

'전 26세의 건장한 청년입니다. 가끔씩 성기와 항문사이가 무척 아프거든요.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좀 피곤하다거나 술을 마시면 증상이 심해 집니다.' '저는 소변이 더디 나오며 다 눈 후에도 시원치 않고 남아 있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낮에도 남보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데 개운치 않아요. 어떤 때는 밤에도 깨어나 화장실을 가는데 이 때문에 잠을 충분히 못 잘 때도 있습니다.'

'36살 된 직장인입니다. 2년전쯤 직업여성과 관계후 요도염에 걸려 약 2주정도 치료받고 완쾌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달 전부터 고환이 가끔씩 뻐근하거나 아프기도 하고, 소변을 참기 힘들어서 운전하다가도 마려운 느낌이 오면 바로 화장실에 달려가야 합니다. 병원에 갔더니 전립선염이라는데, 약을 2주간 먹었는데도 별 차도가 없습니다.'

전립선 질환은 크게 전리선염,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 암으로 대별된다. 이중 가장 흔하게 청ㆍ장년층을 괴롭히는 질환은 두말 할 나위없이 전립선염 또는 전립선 증후군이다.

물론 50~60세 이후에 찾아오는 전립선 비대증 역시 흔한 병이긴 하나 20~50대의 많은 남성들을 괴롭히는 전립선염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풀어본다.

우선 앞서 제시한 전립선염과 관련된 증상의 원인부터 살펴보자.

첫번째 환자의 경우처럼 음낭(고환 주머니)과 항문의 사이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부위에 전립선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을 의학적으로는 회음부라고 부르며, 따라서 이런 증상을 회음부 통증 또는 불쾌감이라고 한다.

두번째 환자의 경우 환자의 연령이 55세를 넘었다면 전립선 비대증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서 50세까지는 전립선 비대증이란 진단명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전립선의 크기가 연령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립선은 방광의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고, 또한 요도가 이 전립선의 가운데를 관통한다(그림 참조).

따라서 전립선이 비대해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소변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게 하므로 배뇨시 처음에는 다소 더디 나오고 시원하게 배출되지 않으며, 다 누고 난 후에도 잔뇨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시원치 못한 배뇨로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 환자의 경우처럼 고환의 불편감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를 의학적으로는 전이통(refered pain)이라고 하는데 전립선의 통증이 주변 부위에까지 전달되어 느껴지는 것으로, 어떤 경우에는 양측 허벅지까지 통증이 전달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게 만드는 급박뇨와 아랫배의 불쾌감 등이 전립선염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다.

전형적으로 전립선염 환자들은 '닥터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헤매고, 심지어는 비전문가의 전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현혹되기도 한다.

환자의 답답함은 이해하고도 남으나 분명 이는 경제적, 시간적 낭비이다. 그렇다면 전립선염 치료의 바람직한 방법은 없는가. 많은 전립선염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낀 점들과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점들은 다음 호에서 기술한다.

장광식 강남비뇨기과원장

입력시간 2001/06/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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