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性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

3년전 비아그라가 처음 선보였을때의 일이다.

당시 지방 모대학교 한 중년 A교수가 고교 동창들과 함께 모처럼 룸살롱을 찾았다. 우연히 그날 모임에는 한 약사 친구가 옛 급우들을 위한 선물로 당시 구하기 힘들었던 비아그라를 갖고 나왔다.

신비의 영약(?)을 손에 넣은 A교수는 은근히 호기심이 발동, 평소와 달리 못이기는 채하며 아가씨와 2차를 갔다. 내심 약의 효과를 시험해 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A교수는 호텔방에 들어서자 마자 100㎎ 짜리 비아그라 한 정을 먹었다.

하지만 워낙 만취한 상태였던지 별 반응이 없었다. 다소 실망한 A교수는 “오빠 한 개 더 먹어봐” 하고 권하는 아가씨의 말에 따라 생각 없이 또 한 정을 삼겼다. 그럼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아가씨는 ‘도저히 안되겠다’며 나가 버리고, A교수는 ‘자식,가짜 약을 주다니’ 하고 투덜대다 잠이 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 아침에 일어났다. A교수가 헐레벌떡 일어나 수업에 들어가려 하는데 불과 몇시간 전까지도 죽어 있던 남성(?)이 계속 빳빳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수업을 빠질 수 없어 강의실에 들어간 A교수는 수업을 마칠 때까지 연단에 바싹 붙어 한 발짝도 움직이질 못했다.

그리고 친구를 비난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앞서 이야기는 우리의 성이 그간 얼마나 스스로의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다. 성은 무엇보다 고귀하고 성스러운 것이다. 단지 상업적 퇴폐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상혼에 의해 오염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성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쾌락인 성(性)을 적극적으로 찾고 개선하려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솔직한 성 앞에서 타락이란 있을 수 없다. 이제 비로서 우리는 성 앞에서 솔직해 지기 시작한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06/20 16:08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