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총을 든 사냥꾼을 돕는 건독(Gun Dog) 혹은 스포팅독(SportingDog) 유형이 아니고 스스로 대상을 직접 추적하여 사냥하는 하운드(Hound)류의 개다.
그래서 진돗개를 영문으로 표기한다면 ‘진도독(JINDO Dog)'이라기 보다는 ‘진도 하운드(JINDO Hound)'라고 해야 옳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심지에서 진돗개를 사육하는 애견가들 사이에서는 사냥을 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여건을 이유로 진돗개가 가정견임을 강조하면서 수렵견 의미를 축소하기도 한다.
물론 가정에서 기르고 있으니 가정견임에는 틀림없으나 가정견 한가지만으로 진돗개의 견종 목적을 단정지어 버리는 것은 너무나 단편적이고 짧은 생각이다. 사냥이 진돗개의 가장 중요한 생존수단이었으며 삶의 역사였던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는 진돗개에 대한 설명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 진돗개의 수렵성은 바로 견종 목적의 가장 중요한 부문이며, 나아가 종족적 표현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수렵성은 진돗개의 품성은 물론이고 본능 깊숙이 스며있는 것이다.
따라서 진돗개의 이러한 능력을 자신의 사육 여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굳이 무시하고 집만 지키는 품종이라 우길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우리 나라로 홍수처럼 밀려오는 외국 견종들의 대다수가 외모상의 차별은 뚜렷하나 품성의 차이는 거의 없는 문자 그대로 ‘애완견’화한요즘 상황에서 진돗개의 이러한 능력을 잘 보존하는 것이 진돗개를 훌륭한 우리의 견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진돗개의 특성은 ‘영민하고, 영감이 뛰어나며, 청결성이 특출하고, 자연미가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진돗개는 추적 사냥을 하는 하운드(Hound)류의 사냥개이므로 가정견으로 키울 때도 나름의 이점이 많다. 첫번째가 영민함이다. 진돗개의 영민함은 일반적인 견종의 영리함과는 비교되는 ‘자율성이강한’ 영리함이다.
서구의 수많은 견종들의 영리함은 주인과의 교감에 의해 이뤄진, 이른바 종속성이 강한 영리함인데 반해 진돗개는 옛날부터 스스로 행동하는 일이 많았으므로 독립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런 자율적 지적능력은 순간 대응 능력, 즉 지적 순발력을 동반해 영리함이란 단어보다는 영민함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래서 진돗개는 사냥터에서 일어나는 돌발적 상황에 대한 대응력이 다른 개에 비해 뛰어나다.
그리고 이런 대응력은 쥐를 잘 잡는 능력, 또는 낯선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계하지 않고 수상한 사람만 보고 짖는것 등 가정에서의 애견생활에서도 종종 눈에 띈다.
이런 영민함을 더욱 빛나게 하는 진돗개의 또 다른 장점이 바로 영감(ESP)이다. 영감 능력은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던 진돗개의 생활환경이준 유전적 특징이다.
영감의 대표적인 예가 어느 곳에 있든 반드시 집을 찾아오는 ‘귀소성(歸巢性)’이다. 하운드류의 수렵견에게 이 귀소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사냥 대상을 추적하다 보면 주인에게서 떨어져 멀리까지 가는 일이 많다.
그래도 진돗개는 반드시 주인을 찾아오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먼 곳으로 개를 팔았는데, 다시 집으로 찾아왔다는 이야기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듣는다. 이때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개 진돗개다. 사실 뛰어난 귀소성은진돗개를 더욱 신비롭게 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이기도 하다.
다음 특성은 바로 청결성이다. 진돗개는 다른 견종에 비해 비릿한 개 특유의 체취가덜 난다. 용변도 아무 곳에나 보지 않고 장소를 고른다.
때로는 자기가 본 용변을 감추기도 한다. 이런 성격은 사냥 대상이나 적으로부터 자신을숨기기 위한 야성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며 진돗개가 추적 사냥개일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 특징으로 진돗개에게서 나타나는 생생한 ‘자연미’를 꼽을 수 있다. 진돗개의 자연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성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야성미는 자연미에 비해 협의(狹意)의 개념이다. 야성미에다가 외모의 생김이나 성품에 있어 ‘조화’의의미를 더한 것이 바로 자연미이다.
여기에서의 자연미는 물론 날카로운 눈매나 거친 모질에서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다. 내적으로 사냥을 할 수 있는 야성적 영민함과 외적으로 왕성한 활동력의 원동력인 균형잡힌 체구구성이 자연미이고 야성미이다.
진돗개의 이런 내ㆍ외적 표현은 피로와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청량감을 제공하며 가정견으로서도 다른 견종을 능가하는 훌륭한 장점이다.
입력시간 2001/06/20 16:23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