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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갇힌 증시, 재반등 기회 엿보기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오던 미국이 돌연 ‘물귀신’으로 변했다. 미국의 신경제를 앞세운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더 이상 축복이 아니다. 번영의 세계화는 복음이고 환희이지만, 침체와 둔화의 세계화는 고통을 두배로 늘린다.

‘6월 큰 장 대망론’의 날개가 꺾였다. 세계경제 회복세에 대한 믿음과 구조조정 변수에 대한 기대로 힘차게 출발했던 증시는 국내외 주요기업들의 실적악화 경고등이 잇달아 켜지자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묘한 상황에 빠졌다.

600선을 바닥으로 다지며 하방경직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지만 왠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특히 미 나스닥지수가 지난 주 내내 내렸을 뿐 아니라 장중 한때 2000선마저 무너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오러클 등 거대 IT기업의 3ㆍ4분기 실적전망이 이어지는 금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분석가들은“마이크론의 주당순이익 예상치가 나오면 시장에 또 한번 충격을 주겠지만, 주당순이익의 상승이 점쳐지는 오러클이 어느 정도 ‘방화벽’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한다.

지난 주 트리플위칭데이로 인한 과매도로 인해 뉴욕주가가 급락한 만큼 반등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망미장세(望美場勢)’로 불리는 국내시장도 일정부분 재반등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미 연방금리 추가인하 여부가 최대 관심

당면한 최대 관심은 오는 26~27일 열리는 미 FRB 공개시장위원회가 연방기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지, 인하한다면 폭은 얼마가 될 지에 모아진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산업생산이 8개월째 하락한데다 유럽 및 일본 경제상황도갈수록 나빠져 그린스펀이 또 한번 칼을 빼들 것으로 점친다.

다만 인하폭이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일단 인플레 압력이 없는 만큼 후자쪽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 주말 12억5,000만달러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 성공한데 이어 20일 1조원대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게 되면 그동안 시달려온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할 계기가 마련된다.

또 AIG컨소시엄과의 현대투신 매각작업도 막바지단계에 이르러 현대금융계열사 지뢰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 매각협상이 여전히 난수표처럼 얽혀있지만 두 현안의 해소만으로도 시장불안 요인은 상당부분 해소되는 셈이다.

항공대란으로 시작된 ‘노동계 하투(夏鬪)’는 민노총의 선봉대였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회사측이 파업 24시간만에 접점을 찾고 주요 병원도 속속 협상을 타결지어 맥이 빠졌다.

명분없는 파업(노조)과 뒷짐진 종이호랑이(정부 및 회사)의 싸움이 오래가기도 어려웠지만 가뭄이란 천재지변이 노사 모두에게 조금씩 물러설 틈을 제공한 덕도 크다.

하지만 민노총이 정부의 단병호 위원장 검거령 등에 반발하며 투쟁강도를 높이기로 해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처럼 국내적 여건은 6월초에 비하면 한결 나아졌다. 17일 발표된 5월중 실업률도 4월보다 0.3%포인트 떨어졌고, 19일 한국은행이 내놓는 2ㆍ4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는1분기(92)보다 크게 호전돼 10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할 5월 소비자전망지수도 국내경기의 현주소를 짚어볼수 있는 잣대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19일 열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안 공청회’와 향후 입법일정. 여야 3당이 마련한 이 법안의 골자는 “부실징후기업에 대해 모든 국내 채권금융기관이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 신규자금지원이나 채권재조정을 추진토록 한다”는 것.

한마디로 ‘책임없이는 권한도 없다’는 원칙에 따라 일부채권단의 무임승차 혹은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법안이 “시장의 자율조정력을 약화시키고 해외채권단에게만 무임승차를 허용해 실효성이의문시된다”는 반론도 만만찮아 공청회 결과가 관심이다.


올 성장률, 수출목표 하향조정

반면 주초 한은이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실적에 따르면 경상이익률은 급격히 줄고 부채비율은 오히려 높아져 펀더멘털은 여전히 취약성을 면치못하고 있다.

소비ㆍ투자ㆍ수출 등 거시지표를 보더라도 호전기미가 없다. 우리나라에 대한외국인 직접투자가 중국의 8분의1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시장의 매력도 잃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점을 감안, 이달 말 올 성장률과 수출목표를당초 목표보다 하향조정한 ‘하반기 경제운영 방향’을 발표한다.

이와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경제호전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판단이 확산되는 만큼 7월초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정부가 최근 투기등급 채권이 주로 편입된 프라이머리 CBO에 대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를 확대키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하에서 발행된 회사채의 만기가 올 하반기에 집중되는데 따른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와금융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신보기금에 대한 추가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또 한번의 논란이 예고돼 있다. 저만치 터널의 끝은 보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1/06/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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