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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랠리는 없고 랠리는 있다?

증시에서 6월 말부터 7월까지는 서머랠리(여름장세) 기간으로 구분된다. 보통 이 기간에 주가는 한 차례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유에 대해선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펀드 매니저들이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주식을 사놓고 떠나기 때문이란 설명이 붙는다.

그래서 증시는 연초에 한 차례 랠리를 하다 봄에는 춘곤증에 들어가 약세로 돌아서고, 다시 6월부터 반등을 보이곤 한다.

물론 미국의 얘기다. 1964년 이후 서머랠리는 규칙적으로 나타났고, 특히 10년에 걸친 미국의 장기 호황기 때는 주식을사 놓은 뒤 휴가를 즐기고 돌아오면 주가가 올라, 서머랠리 투자는 곧잘 통하는 투자법이었다.

그러나 지난 해에는 주식을 판 투자자의 여름 휴가가 더 유익했다. 작년 국내에선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같은 해 7월 13일 장 중 한때 39만4,000원으로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면서, 45만원대로 추가상승하고, 종합지수도 9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예측이 난무했지만, 이후 주식시장은 급락세로 돌변했다.

당시 세계 증시의 최대 악재는 미 연방은행의 금리인상과 미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었다. 그러나 경기둔화가 예상대로 심각하지 않자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주가는 하락해, 결국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가 기대로 그쳤다.


“지나친 기대 갖고 투자할 때 아니다”

1년 전과 비교해 양상은 정반대 이지만, 올 해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는대단히 낮은 편이다. 미 연방은행이 올 들어 다섯 차례 내린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날 시점이고, 또 경기에 대한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하면 위험부담은 적어졌지만,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투자할 때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물론 국내 증시를 억눌러온 요인이 하나 둘 해소되는 등 긍정적 측면은 어느 때보다 많은 편이다. 국내 악재는 그간 하이닉스 반도체와 현대투신, 대우차 문제가 대표적이었다.

이중 하이닉스의 외자유치는 성공했고, AIG 컨소시엄의 현대투신 인수협상과 GM과의 대우차 매각협상도 일부 진전된 상황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개선으로 표현되는 이 같은 악재의 부담감소가 증시를 랠리로 이끌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업 구조조정은 단기 불확실성 제거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협상의 결과에 따라 또다시 시장에 짐이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작년 서머랠리의 기대를 높인 한 측면은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이었는데, 올해는이 문제가 고질(痼疾)처럼 남아 있다.

저금리 체제의 정착으로 수요기반이 확충될 여건은 조성돼 있지만, 고객예탁금과 간접투자상품 수탁고는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과 2년 전 시장에 뮤추얼펀드 돌풍을 몰고 온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경우 주식운용 자산이 수조원대에서 현재 400억원대로 추락하고, 3~4개이던 운용본부가 1개 팀으로 줄어들 정도로 수급문제는 꼬여 있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의 유동성을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여건 역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투자의 잣대로 삼는 미국경기만 해도 지표호전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으로, 10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 경제는 2~3월에 이어 다시 세계증시에 부담을 던지고 있다. 5월 미 공장 가동률은 예상치보다 낮은 77.4%로 나타났는데 이는 83년 8월 이래 최악의 수준이고, 일본 경기는 97~98년 동남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우리나라 실물부문의하반기 회복이란 기존 예상을 빗나가게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서머랠리 기간은 특히 지뢰밭 같은 실적 발표시즌과도 겹쳐 있다. 실제 지금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악화란 ‘실적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는 낮지만 증시전망은 어느 때 보다 장밋빛을 띠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4월에 500선을 지킬 것인지 고민하던 종합지수가 600선에 안착해 적어도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란 점도 공통된다.

이미 대세상승은시작됐다는 조급한 전망이 없지 않지만, 신중한 분석의 경우 또한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할 뿐 주가는 오를 것이란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되고 있다.

눈을 미국 증시로 돌려도 비슷한 상황이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MSDW)의분석가 스티븐 로치는 90년대 하반기 약 5년간 나스닥에 버블이 형성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기간에 개인과 기업의 부채가 늘고, 통화가 시장에과잉공급 되고, 달러화 가치가 고평가되면서 거품이 끼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연방은행의 앨런 그린스펀이 주식시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지적한 시점(96년12월)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당시 나스닥 지수는 1,30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6,437, S&P 500지수는 744를 기록하던 중이었다. 이러한 버블은 작년 3월부터 해소되기 시작해 나스닥이 5,000선에서1,600선까지 폭락하는 사태를 불렀다.


체감지수 낮은 옐로우 칩 물밑움직임 활발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버블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조셉 코언은 기술주 변수가 발생해 주가 수순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만이 버블의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버블해소 주장을 펴고있다.

남은 문제는 나스닥이 버블붕괴 이후 장기침체를 걷고 있는 일본 닛케이지수의 경우를 따를 지, 아니면 과거 29년과 87년 처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지인데 이에 대한 논란은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에 비해 연방은행이란 강력한 경기조절 수단을 가지고 있고, 정책 신뢰도 또한 높은데다, 금융시스템이 건전하기 때문에 닛케이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이 경우 나스닥은 다시 상승할 수 있고, 지금은 상승할 꼬투리(모멘텀)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미 경기가 기술주의 더딘 재고감소에 발목이 잡히면서 저점 확인이 늦어지고, 이로 인해 모멘텀을 제공할 기업실적이 여전히 좋지 않아 주가 흐름이 탄력적이지 않더라도, 조정은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보면 예측의 한계를 뛰어 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내의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일부의 성급한 낙관으로 인해 높아진 투자자의 기대와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는 딜레마도 나타나고 있다.

‘장보고 투자전략’이 유행할 정도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증시 움직임이 워낙 고장난 시계같다 보니 아예 장(場)을 보고 투자하라는 냉소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한 지금 전문가들은 자칫 ‘늑대소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다시 목소리를 낮추는 모습이다.

이들은 “랠리를 부를 호재도 없고, 폭락을 초래할 악재도 없어, 증시는 방향성 없이 상승과 하락 모멘텀을 저울질하는 흐름이 예상된다”는 애매한 정답만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오르지 못해 종합지수는 별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개별종목별로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물밑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활발해져 있다. 변동성이 크고 체감지수는 낮지만 옐로우칩, 또는 가치주로 대변되는 ‘그들만의 랠리’는 소리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태규 경제부기자 tglee@hk.co.kr

입력시간 2001/06/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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