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대한항공 대우통신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미래를여는사람들
   인터넷 세상
   사상과 체질
   땅이름과 역사

[미국 들여다보기] 이루어진 대통령의 꿈

얼마 전 워싱턴 포스트에 아름다운 이야기 한 토막이 실렸다. 제목은 “대통령의 꿈 이루어지다”라는 것이었다.

10살짜리 어린이인 다니엘 모레츠(Daniel Moretz)는 아주 쾌활한 소년인데, 그가 또래 아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다. 1년반전 심장 이식 수술을 받기 이전에 다니엘은 이미 11차례의 심장 수술을 받았고 발작도 두 번이나 있었다.

앞으로 이 소년이 얼마나 이 세상에 있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다니엘에게는 커다란 꿈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지난 주 이 소년의 꿈은 메이크 어 위시(Make-A-Wish) 재단과 브루킹스(Brookings) 연구소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재단은 다니엘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연구소에 도움을 청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다니엘을 위해 1일 백악관을 만들어 이 소년을 1일 백악관의 주인인 미국 대통령으로 ‘추대’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브루킹스 연구소는 헤리티지(Heritage) 재단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 탱크(Think Tank)로 꼽힌다. 역대 행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미국의 대내외 정책의 방향과 골격을 짜는 연구소로 정평이 나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과거 미국 대통령의 고위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사람들로 다니엘의 보좌진을 구성하였다. 과거 카터 행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 자문회의 의장을 했던 챨스 슐츠가 다니엘 모레츠 행정부의 경제 보좌관으로 임명되었다.

클린턴 대통령의 국가안보회의를 이끌었던 제임스 린제이가 외교 정책 보좌관에, 포드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론 네슨이 공보 비서관에 각각 임명되었다.

또 아이젠 하워와 닉슨 행정부의 고위 관료이었던 헤스는 연설문 작성자 및 정무보좌관의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화려한 보좌진을 갖춘 다니엘은 다른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보좌진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다니엘이 보좌관들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정작 “미국 대통령은 점심에 아무거나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먹어도 되느냐”는 어린이 다운 소박한 내용이었다.

다니엘은 가족들과 함께 백악관을 구경하고 육군과 해병대의 대표들을 만났으며,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미국 역사관에서 전시중인 ‘영광된 책무’라는 미국 역대 대통령에 대한 전시를 특별 관람하는 것으로 1일 대통령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과연 다니엘이 대통령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10살 소년은 무엇보다도 특별 대우를 받는 것 같아 좋았고 군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하였다. 그러면 가장 싫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하루종일 넥타이를 매고 있어야 했던 것이었다고 한다.

어린 소년의 눈에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특별히 대우해주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사람들이 너도나도 그 자리에 한번 올라 보려고 온갖 노력을 하는 모양이다.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견제를 많이 받는다는 미국의 대통령도 이러한 군왕적인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즐길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목을 죄어오는 부담감은 처음 매는 넥타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대통령 선거를 두고 여야 양쪽이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우리 나라는 짧은 근대 역사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한 대통령들을 배출해 왔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들은 절대 가난을 몰아낸 견인차 역할을 했고 ,하루만 있어 보아도 내놓기 싫은 그 자리를 후임자에게 물려주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도 했다.

개발연대 시절 정치권력의 원천이었던 군내 사조직을 척결하여 군과 정치의 단절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반 백년을 원수로 지내온 북녘동포들과 손을 잡은 수 있었던 것도 최고 정치지도자의 신념과 철학이 있었기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지금 한국에서 대통령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잠룡(潛龍)’들은 대권잡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역대 대통령을 능가하겠다는 비젼도, 각오도 없이 무턱대고 꿈만 좆는다면 다니엘이 부담스러워 했던 넥타이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입력시간 2001/06/26 22:41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