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오노 요코의 마력에 빠진 음악천재

■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제임스 우달 지음/김이섭옮김, 신현준 해제)

레너드 번스타인은 “존 레논의 음악은 브람스나 베토벤 바흐의 작품처럼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고 말했다.

비틀즈가 해체된 지 30년이던 지난해 전세계는 신비틀 광풍(NeoBeatlemania)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도 그들의 히트곡을 모은 ‘비틀즈 1’은 음반계를 장악할 만큼 여전한 인기를 모았다. 대중 음악사에 있어 비틀즈의 위상은 가히 절대적이다.

그 중에서도 싱어송 라이터인 존 레논은 단순히 뮤지션의 영역을 넘어기존 전통과 인습을 해체하려는 실험적, 자유주의적 젊은이들의 문화적 메시아였다.

그는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저항, 허무와 열정의 메시지를 던졌다. 젊은이들에겐 거의 종교적 신념의 표상이었다. 1960년대 ‘반문화 운동’의 기수였던 존 레논은 불합리한 현실에 거침없는 독설과 비방을 퍼부었고, 그로 인해 기득권층과 상류층의 안정된 질서를 위협하는 인물로 취급됐다.

하지만 그가 남긴 음악과 이상은 아직도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고이 간직 되고 있다.

이같이 인식되고 있는 존 레논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책이 국내에 선보였다.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한길사 펴냄)은 존 레논의 애인 오노 요코를 통해 본 존 레논 일대기다.

비틀즈의 팬들은 대부분 오노 요코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비틀즈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1966년 일본 태생의 여류 예술가 오노 요코의 등장으로 레논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결국 비틀즈 해체의 빌미가 됐다고 생각한다.

비틀즈가 해산 위기에 있던 1960년대말 영국에서는 그녀에 대한 악의적인 말이 나돌았다. ‘성공보다는 실패를 많이 한 뉴욕의 전위예술가가 영국의 국보인 존을 홈쳐갔다’, ‘늘어진 젖가슴을 가진 늙은 창녀’,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히피’, ‘존의 깎은 손톱을 주워 그에게 마술을 거는 마녀’ 등 갖은 인종차별적인 비방이 그녀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 우달은 오노요코는 한 음악 천재 존 레논이 진심으로 사랑했고, 평생 정신적으로 의지했던 유일한 여성이라고 평가한다.

일본 도쿄 은행장의 딸로 새러 로렌스칼리지 등 일본과 미국의 명문대를 나온 그녀는 뉴욕에서는 꽤나 알려진 행위 예술가 출신이다. 1966년 한 화랑에서 존 레논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을 당시 그녀는 이미 한차례 이혼 경력에 딸 아이까지 있는 33세의 유부녀였다.

하지만 그녀의 독특한 예술적 감성과 매력은 당시 방황하던 존레논의 정신과 육체를 단숨에 사로 잡았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오노 요코가 비틀즈 해체의 주범이라고 말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그녀는 존 레논이 스스로 비틀즈 대신 선택한 새로운 파트너였으며, 1970년대 새로운 음악 환경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던 존에게 음악적 영감을 자극하고 고무시킨 안식처였다고 평가한다.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인 그녀는 레논에게 마르지 않는 영감을 제공했고, 레논은 그의 천재적인 음악적 성과를 통해 그녀에게 막강한 대중적 위치를 제공했다고 분석한다.

천재 예술가에게 혼을 불어 넣었던 또 다른 예술가 오노 요코. ‘그치지 않는 꿈과 제어할 수 없는 충동’으로 한 편의 멋진 인생 드라마를 살아간 천재 커플의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게 전개된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04 13:25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