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 애니메이션] 만화 삼국지

(이문열 평역/이희재 글ㆍ그림)

삼국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고전이다. 그래서 삼국지는 소설 연극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모든 예술 장르의 단골 소재였다.

국내에서는 흥행에 성공한 삼국지류 작품으로는 소설가 이문열이 쓴 삼국지(민음사)를 꼽는다. 50대 중견 만화가인 이희재가 이문열의 삼국지를 만화로 재탄생 시켰다.

이희재의 ‘만화 삼국지’는 이문열의 삼국지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삼국지는 본래 역사적 사실에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것이나 그간 출간된 많은 삼국지 만화들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인물과 흥미위주로 쓰여졌다.

하지만 저자는 가급적 이문열 삼국지의 큰 줄거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만화라는 특색에 맞춰 작은 사건들은 과감하게 삭제하고 큰 줄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비록 만화지만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삼국지의 모든 내용을 거의 가감 없이 파악할 수 있다. 그간복잡한 인물 구도와 난해한 문장 때문에 주저했던 청소년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역사 소설을 만화로 풀어가는 것은 단순한 기계적인 전환 수준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역사 소설은 주로 묘사와 설명으로 이뤄진 반면 만화는 거의 대화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만화에서는 소설 내용을 등장 인물들의 대화체로 전환하는 막대한 재창조 작업이 이뤄졌다. 또 한편의 삼국지를 만드는 것 만큼이나 힘든 작업이다.

저자 이희재는 ‘만화 한국사’ 등 스케일이 비교적 큰 작업을 했던 중견 작가답게 무리 없이 삼국지를 소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 청소년들을 너무 의식해선 지 이 작품의 그림이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흔히 삼국지 하면 충의를 생명으로 하는 호걸들의 호탕한 면모와 중국 대륙에 펼쳐지는 광활한 대지를 연상하게 하는 데 이 작품의 그림은 보기에만 부담이없을 뿐 이런 웅대한 스케일을 충분히 묘사하지 못하고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04 13:26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