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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자민련 한집 살림 가능한가 ?

내년 지방선거·대선 앞두고 연기 모락모락, 가능성 반반

"민주당과 자민련이 한 간판으로 합당하는 일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자민련 이완구 총무)

"공동 여당이 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하는 게 바람직하고 성사 가능성이 꽤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인 자민련 정우택의원)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해 민주당 뿐 아니라 자민련 내부에서도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민련 이양희 총장과 민주당 박상규 총장이 합당론에 대해 '장군 멍군식'으로 운을 뗀 뒤 2여 합당이 현실화할지 여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총장이 6월 26일 "내년 대선 후보를 자민련이 맡는 조건이라면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바로 뒷날 "합당은 바람직하지만 조건을 달아선 안 된다"고 응답했다.

1998년 공동정부 출범 이후 종종 합당론이 거론됐지만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2000년의 4ㆍ13 총선을 앞두고 1999년 하반기에 합당론에 불이 지펴졌지만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합당을 반대하는 당내 강경파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합당은 물 건너갔다.

이번에는 2002년 6월의 지방선거와 12월의 대선 등 '큰 일'을 앞둔 시점이어서 합당 문제가 보다 진지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합당이 성사되려면 필요ㆍ충분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필요 조건은 합당에 유리한 정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고, 충분 조건은 양당이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 합당 가능성을 해부하기 위해선 합당 촉진 및 저지 요인 등을 모두 분석해야 한다.


합당의 촉매 요인은 지방 선거

합당 문제가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방선거 때문. 양당이 지방선거에 각자 후보를 낼 경우 고전할 게 뻔하다. 그렇다고 양당이 현재와 같은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연합공천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양당은 공조가 잘 되던 98년에도 연합공천을 하는데 상당한 난항을 겪었고, 일부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연합공천을 하지 못했다.

양당은 지방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서라도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합당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부분 의원들이 합당을 바라고 있다. 우선 김대중 대통령이 합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 등 충청 출신 의원들은 틈만 나면 공ㆍ사석에서 합당 필요성을 역설한다.

다른 지역 의원 중에서도 70~80% 가량이 양당 통합을 선호하고 있다. 김중권 대표는 "현재로선 합당할 필요성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연말 합당 논의 가능성은 인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민련과 JP를 끌어 안아야 한다. 지난 대선 때는 양당이 각기 간판을 유지하면서도 내각제를 고리로 선거공조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 같은 공조체제로 접근할 경우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양당이 통합하고 대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현재 자민련에는 합당 반대가 주류이지만 송영진, 송석찬, 장재식, 배기선 의원 등 민주당에서 이적한 4명은 합당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내년 초에 '탈당 불사' 입장을 밝히며 합당을 촉구하는 거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자민련 공천으로 당선된 의원 16명 중에도 3~4명은 은근히 합당을 바라고 있다.

만일 내년 초 충청권 출신인 이인제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각될 경우 자민련 의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JP는 충청권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이인제 견제' 카드 대신에 '이인제와의 연대' 카드를 검토할 수도 있다.

그러면 합당론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지만, 충청권 후보의 부각이 오히려 JP에게 긴장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영남 출신이 민주당 후보로 부각될 경우에는 합당 여부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합당의 걸림돌은 자민련 내부 반발

합당의 최대 걸림돌은 자민련의 내부의 반발 기류이다. 자민련으로 간판으로 당선된 의원 16명 중 현재 합당에 반대하는 의원은 3분의 2 가량이다.

이들이 4ㆍ13 총선 때 충청권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경험을 갖고 있는 것도 합당 반대 정서를 갖게 만드는 요인이다. 자민련의 충청권 의원들은 합당할 경우 민주당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의 입김이 세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자민련의 원외 지구당위원장들도 자신들의 입지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합당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다.

자민련은 내년 하반기에 대선을 앞두고 공동여당을 이탈해 한나라당과 손잡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자민련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과 손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는 민주당, 이번 대선 때는 한나라당과 손잡으면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느냐"는 비판 여론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자민련이 변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민련은 합당의 전제조건으로 대선후보와 총재직 중 한 자리 또는 두 자리 모두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에선 JP에게 총재직을 주는 방안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이다.

민주당은 하지만 대선 후보를 달라는 자민련의 주장에 대해선 "합당해서 한 당이 되면 어느 당 출신을 불문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후보로 뽑으면 된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은 또 합당할 경우 지구당 위원장 및 당직 등에서 40% 가량의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주당은 "지분을 따지면 안 된다"고 말한다. JP는 내년 대선 이후에도 충청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지속시키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요즘 자민련에서 거론되는 'JP 대망론'도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JP의 꿈과 연결돼 있다. JP가 작은 당이라도 '오너' 위치로 있어야 충청권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합당 가능성은 멀어진다.

임기말로 갈수록 민주당과 여권에 대한 민심이 악화될 개연성이 있으므로 자민련은 민주당과 거리를 두면서 독자 행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위기에 처한 민주당과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 보다는 '역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자민련은 '홀로 서기' 또는 야권과의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합당 가능성은 절반 가량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어렵다. 금년 말, 내년초가 고비가 될 것 같다. 합당 촉진 및 저지 요인들 중 어느 쪽 흐름이 강화되느냐에 따라 양당 통합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합당의 키를 쥐고 있는 DJ와 JP가 어떻게 수를 읽고 결심할지 주목된다.

만일 양당이 합당을 추진할 경우 민국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 일부 의원, 시민단체 간부 등 각계 인사를 함께 끌어들여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입력시간 2001/07/0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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