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이야기(29)] 진돗개의 일반 외모①

‘일반 외모’라 함은 개의 전체생김새의 조화와 균형을 의미한다. 진돗개의 일반 외모를 간략하게 정리하여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진돗개는 성징(性徵)이 뚜렷하고, 체구 균형이 바르며, 탄력성과 유연성을 함께 지녀야 하고, 건조도가 뛰어나야 한다. 진돗개의 체고(體高)는 46㎝에서 55㎝가 적합하며 약간의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체고와 체장(體長)의 비율은 수컷의 경우 100 대 110 정도가 적당하며, 암컷은 수컷보다 약간 더 긴 체장을 가질 수도 있다.”

‘ 진돗개뿐만 아니라 모든 견종의 일반외모를 얘기할때 우선 나오는 것이 ‘성징이 뚜렷해야 한다’이다.

다시 말해 숫놈은 숫놈다운 풍모가 있어야 하고 암놈은 암놈다운 표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놈으로서의 근본적 기능과 역할을 유지시킬 수 있는 생김새가 필요하며, 암놈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든 동물은 그 종족에 걸맞게 암수의 구별이 뚜렷해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이지만, 두 성의 근본적 역할의 차이와 번식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요건들이 성징을 가르는 경계이다.

포유동물은 수컷이 주로 번식의 주도권을 갖는다. 만일 암컷의 투쟁능력을 포함한 모든 능력이 수컷보다 강하여 번식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가정한다면, 효율적인 번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숫놈은 개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하루건너 한번씩 교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암놈은 기껏해야 일년에 두 번 발정하여 수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 번식의 측면에서 숫놈보다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많은 기회를 가진 숫놈이 번식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종족 보존에 효과적이다.

진돗개 숫놈이라면 최소한 암놈은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건전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스케일 있는 체구 구성과 강한 근육, 강인하고 다부진 얼굴의 표현의 생김 생김이 진돗개의 품성 표현인 것이며 이것이 바로 숫놈다움의 요체이다.

그리고 암놈은 여기에다 암놈으로서의 미덕인 온순하고 후덕한 표현이 있어야 한다. 이는 암놈의 주요기능인 출산과 강아지 기르기에 적합한 품성과 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이를테면 태아를 잉태하여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기에 적합한 약간 긴 동체라든가 숫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온화한 표현의 얼굴 등이 그것이다.

이런 기본 전제아래 진돗개는 ‘체구균형이 바르며, 탄력성과 유연성을 함께 지녀야 하고, 건조도가 뛰어나야 한다.’ 체구 균형이 바르다는 표현은 개의 체구가 크든 작든각 신체 부위의 각도 구성이 잘 이루어져서 전체 체구 구성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의미이다.

물론 각도 구성이 완벽한 체형은 쉽지가 않다. 더구나 공산품이 아닌 살아있는 자연물인 개에게서 완벽을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최선이 어려우니 차선을 기대하는 것이 옳다.

이것이 바로 신체 부위간에 상호보완이 잘 된 체구 구성인 것이다. 완벽에 가까운 구성과 아울러 이런 상호보완이 잘 된 체구 구성을 ‘체구구성이 바르다’고 할 수 있다.

개는 일방적으로 도망만 다니는 초식동물도 아니고 잡아먹는 일에 주력하는 육식동물도 아니다. 개는 도망도 다니고 잡아먹기도 하는 육식과 초식동물의 중간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식성도 중간형태인 잡식성이다. 먹이사슬을 만든다면 그 위치를 중간 계층에다 놓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개는 체구구성도 중간동물의 형태로 초식동물의 ‘탄력’과 육식동물의 ‘유연성’을 함께 지녀야 한다.

물론 먹이사슬에서 중간 위치에 있다 보니 달아나는 능력은 초식동물보다 빠를 수 없고, 폭발적인 힘은 육식동물을 따라갈 수 없지만, 그래도 개는 살아 남았다. 이렇게 개의 생존을 가능케 해준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지구력’이다.

이 지구력은 육식동물이나 초식동물보다 가능한 한 체중을 줄이면서, 적절한 힘의 배분을 이루어낼 수 있는 유연성과 힘의 발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탄력을 함께 유지시키는 체구 구성이 이루어내는 것이다.

추적 사냥개인 진돗개에게 지구력은 더욱 중요하다. 진돗개의 지구력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적절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뼈와 근육의 연결, 견종 목적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뼈와 뼈의 충실한 깊이의 조화가 그 조건이다.

입력시간 2001/07/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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