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원의 ZOOM IN] 뒤엉킨 '水都 서울'

속도를 줄이라는 표지는 장맛비의 심술을 외려 돋우기만 했을까.

14일 밤과 15일 새벽 사이에 쏟아졌던 폭우로 수도(首都) 서울이 ‘수도(水道)’가 됐다. 졸지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3만여 주택이 물에 잠겼다. 상당수 지하철역은 물에 점거됐다.

15일 아침의 중랑천은 이날 새벽갑자기 엄청나게 불어난 물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미처 둔치의 길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물에 갇혀 있던 200여대의 차량이 뒤늦게 인양되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번 호우로 16일 오전 7시 현재 서울 28명, 경기 22명, 인천 4명 등 5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주택 3만4,529가구가 침수됐으며 154채의 건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우리의 여름은 올해도 물바다 수렁에서 견인되고 있다.

중랑교에서=글ㆍ사진김명원기자

입력시간 2001/07/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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