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젠더] 잘라내고, 만들고…성전환 수술로 제2의 인생

반대 성(性)을 추구하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분명한 것은 트랜스젠더는 단순 성향을 가진 호모나 게이, 레즈비언과 달리 선천적이고 기질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트랜스젠더들은 성전환 수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성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

성전환 수술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예전 성의 잔재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트랜스젠더들에겐 유일한 희망이다. 반면 이 수술은 타고난 성을 바꾼다는 점에서 개인적, 윤리적, 종교적, 사회적인 사안이 관련된 민감한 문제다.


아무나 성전환 수술 못한다

성전환 수술은 본인이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일정기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뒤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이 내려진 후에야 할 수있다. 자칫하면 젊은 시절 한 순간의 성적 호기심으로 인륜과 천륜을 어기는 중대한 과오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성의 복장을 하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크로스드레서(Crossdresser)나 트랜스베스티트(TransVestite) 같은 일시적 성도착증자들을 수술 했다가 돌이킬 수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다.

성전환 수술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해리 벤자민 박사는 성전환 수술을 하려면 ▲2년 이상 잘못된 육체로 살고 있다는 감정이 있고 ▲최소 1년 이상 반대 성으로 성공적으로 살아야하며 ▲2인 이상의 행동과 학자의 추천 ▲ 6개월 이상 정신과와 호르몬 치료 ▲반대의 삶 동안 법적 사회적 심리적 성적 측면에서 성공해야 된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이런 규정이 지켜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9년 부산 동아대 김석권 교수(성형외과전문의)가 처음 성전환 수술에 성공한 이래 점차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교수는 지금까지 MTF(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수술 148건, FTM(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 수술 20건 등 총 160여건에 달하는 성전환수술을 실시,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다.

최근엔 강남 프리마크리닉, 오즈성형외과 등 서울의 일부 개인병원과 몇몇 종합병원에서도 이수술을 하고 있다. 일부 트랜스젠더들은 일본이나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 조직으로 실제 성기를 만든다

국내에서 성전환 수술은 MTF가 절대 다수를 이룬다. 남성을 여성으로 변화 시키는 MTF 수술은 임상 경험이 많아 성공률이 비교적 높다.

MTF 수술의 성패는 음핵 음순질 등의 성기를 얼마나 실제와 유사하게 재건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장 힘든 부분은 여성의 질을 만드는 것이다.

질성형술은 페니스와 항문 사이를 절개한 뒤 남성 페니스와 음낭 피부 일부를 떼어내 이것으로 질을 만드는 작업이다. 성감이 집중된 음핵(클리토리스) 성형도 남성 페니스에 신경을 이어 만든다. 음순 부분은 보통 남자의 음낭을 성형해 만든다.

최근에는 질성형에 페니스 대신 직장에 있는 S상 결장이라는 부위의 일부를 떼어내 사용하기도 있다.

페니스나 음낭으로 질을 만들었을 경우 흥분해도 분비물이 나오지 않아 성행위시 질 크림 같은 윤활제를 따로 발라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반면 직장으로 질을 만들면 여성처럼 흥분하면 분비물이 나와 섹스하는데 편리하다. 물론 직장으로 질 재건을 했을 경우 일부는 분비물이 과도하게 분비돼 성욕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여성성기 재건 수술비만 약 800만원 정도가 든다. 일반적으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의 경우 성기 수술 외에도 대부분 유방 확대, 안면윤곽 성형, 갑상선연골축소술 등을 추가로 해 수술비는 1,500만원을 호가한다.

MTF에 비해 FTM 수술은 훨씬난해하고 복잡하다. 무엇보다 남성의 페니스를 만드는 음경 성형술이 까다롭다.

페니스는 대개 팔뚝에 있는 살점을 칼로 절개해 낸 뒤 그것을 말아서 만든다. 모양을 유지 시키기 위해 팔뚝 요골과 척골 부분에 있는 뼈를 잘라내 페니스 안에 넣는다.

이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페니스는 흥분돼도 자체 발기 능력이 없다. 때문에 성행위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일반 성인들이 발기된 크기보다 약간 작은 10㎝ 정도의 길이로 만든다.

페니스 재건 수술에는 남자처럼 소변을 볼 수 있게 하는 기능도 넣는다. 페니스에 동맥 정맥과 신경 등을 이어주는 미세 수술과 음낭 성형도 해야 하기 때문에 무려 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한다. 음경 성형에 앞서 자궁과 난소 적출술과 유방 제거 수술도 한다. FTM 수술 비용도 1,500만원에 육박하는 고액이다.


수술 후 느끼는 성적 쾌감은?

성전환 수술은 성적 쾌감에서도 적잖은 변화를 일으킨다. 기본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더라도 타고난 성적 쾌감의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본래 남성으로 태어난 사람이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고 나면 남자 사정의 쾌감 외에 여성의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성 트랜스젠더는 성행위시 음핵을 통해 여성의 오르가즘을 느끼지만 결국 사정을 통해 쾌감의 절정을 맞는다. 김석권 박사에 따르면 MTF인 트랜스젠더는 남성 사정30%, 여성 오르가즘 70%를 느낀다고 한다.

남성으로 전환한 FTM 트랜스젠더는 사정은 안한 채 성적 접촉과 흥분을 통해 여성적 오르가즘을 느낀다.

물론 성전환 수술에 부작용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MTF 수술의 경우 질에 이식한 피부가 괴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질이 막히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전체 수술의5% 내외 정도가 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트랜스젠더들이 재수술을 받기도 한다.

성전환 수술에 대한 만족도는 FTM 보다 MTF 수술이 휠씬 높다. 동아대 김석권 교수가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성기 만족도를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매우 좋다’가 72%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 했고,‘괜찮다’가 20%, ‘만족스럽지 못하다’가 8%로 나타났다.

FTM은 수술건수도 적을 뿐 아니라 만족도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여성으로 성전환 후 룸싸롱을 다녔다는 한 트랜스젠더(24)는 “업소에서 남자들과 2차를 나간 적이 꽤 있었는데 지금까지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아 보는 남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몇몇 트랜스젠더들은 대중 목욕탕에가도 당당할 만큼 성기 모양이 실제와 유사하다” 고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18 20:45


송영웅 주간한국부